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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0일(木)
성공하는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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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2015년 5월 24일, 전국의 조간신문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이 일제히 실렸다. 전날 봉하마을을 방문했다가 물세례를 받는 모습. 사진을 보던 청와대의 한 수석비서관이 사진기자단 간사를 만났다. “김 대표 사진에 물방울까지 생생하게 잡혀 그림이 좋더라. 박근혜 대통령도 이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간사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맨날 회의하는 모습만 찍도록 하는데, 어떻게 좋은 그림이 나오겠냐”고 푸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진 홍보도 박 전 대통령과는 크게 다르다. 참모들과의 오찬 후 산책부터 휴가지에서의 독서까지 다양한 모습을 공개하도록 한다. 문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사진기자단에서 촬영하지만, 비공개 행사는 전속 사진가가 담당한다. 그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모든 일정을 촬영하는데, 워낙 ‘격무’에 시달리는 듯, 모처럼 바닥에 앉아 쉬는 모습을 청와대 출입기자가 촬영한 사진도 있다.

대통령 전속 사진가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담았던 피트 수자. 시카고 트리뷴 기자 시절 오바마 상원의원을 취재했던 인연으로 발탁됐다. 2011년 5월 1일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 감행 중인 백악관 상황실 모습, 같은 해 9월 14일 무공훈장을 받은 다코타 마이어 예비역 병장과 ‘맥주 대화’를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수자의 사진에서 돋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움. ‘피사체(오바마 )와의 신뢰 관계’를 강조한다. 오바마가 수자를 의식하지 않을 때 좋은 사진이 나온다는 것. 그에 비해 한국 대통령들의 사진에는 ‘연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전속 사진가가 쓴 책의 제목이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였던 데서도 유추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 마케팅 전문가인 빌 와인스트로브 콜로라도대 교수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성공하려면 두 가지를 기억하라. 첫째, 최고의 제품을 만들 것. 둘째, 홍보를 잘할 것”. 학생들은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고 꼭 묻는다. 그는 “첫째를 잘하면 늦더라도 성공한다. 그러나 둘째만 잘하면 머지않아 실패한다”고 답한다.

대통령의 사진도 마찬가지. 국정을 잘하면 좋은 그림도 많아지고, 홍보도 순조롭다. 반대로 국정이 어려워지면 자꾸 연출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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