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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리뷰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1일(金)
인간, 5感 한계 넘어 ‘미지의 6感’ 찾아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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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미래 /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 흐름

‘감각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미국 과학 전문 기자 카라 플라토니가 3년여 동안 100여 명의 전문가들을 만나 듣고, 보고, 이야기 나누고, 직접 실험에 참여해 알게 된 사실과 결론은 이렇다. ‘인간의 감각 세계는 좌절할 만큼 작다’ 그리고 ‘인간은 감각의 한계를 넘어 계속 나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신경과학자, 공학자, 유전학자, 미래학자, 군인, 기업인뿐만 아니라 요리사, 조향사, 디자이너 등 이 문제에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났다.

진화론적 틀로는 이렇게 설명된다. 인간 역사에서 감각 역시 진화의 결과물로 감각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다만 인간은 더딘 진화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과학 기술 등을 통해 스스로 진화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호모 데우스’이다.

하지만 저자는 로봇팔, 인공 눈, 가상현실, 증강현실 같이 인간 감각을 확대·증강하기 위한 이 모든 시도에 대해 윤리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이런 전망이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노동시장 잠식 같은 주제, 인간을 능가하는 기술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는다. 저자는 오로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 인간 감각에 집중해 자극-신경-뇌로 이어지는 인지 과학적 측면에서 이들 감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피고, 감각이 실제로는 얼마나 주관적이고 제한적인지 보여준 뒤, 감각을 확장하기 위한 여러 연구와 과감한 시도들을 전한다.

인간의 오감을 확대·증강하려는 노력뿐 아니라 인간에겐 오감 이외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여섯 번째 감각이 있다고 믿고, 이를 발견하려는 사람들, 예를 들어 자신의 신체에 자석을 삽입해 전기 전자기장 감각을 찾으려는 그라인드 하우스, 인류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신체 개조를 옹호하는 트랜스 휴머니스트의 움직임도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인간의 감각 세계는 놀랍도록 작다. 우리 감각기관은 제한된 범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외부 세계의 모든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인간의 눈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일부인 400∼700나노미터(㎚)의 가시광선만 볼 뿐 자외선, 적외선, 감마선, X선은 볼 수 없다. 우리의 귀는 20∼2만㎐ 범위의 주파수만 듣는다. 하지만 동물들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다. 꿀벌은 자외선을 볼 수 있고, 박쥐, 개, 돌고래, 일부 곤충은 초음파를 듣는다.

인간의 감각에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경험도 없다. 감각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방대한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뇌는 과부하를 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요약하고 편집한다. 이 과정에 사람들의 언어, 문화, 일상적인 형성적 경험 등이 개입된다. 물론 이는 무의식적으로 진행된다. 이에 비해 과학 기술로 인한 감각의 확장은 의도적이다. 로봇팔을 붙이고, 인공 눈을 부착하는 식이다. 이미 의료, 군사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 개발, 적용이 진행 중이다. 로봇팔만 해도 인간의 손만큼 민첩하게 움직일 정도로 발전했을 뿐 아니라 언젠가 인간과 똑같이 섬세한 촉각을 지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인체에 부착할 여러 인공 기계 역시 시냅스 간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뇌와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도 감각을 확장하는 방법이다. 가상현실은 몸 밖에서 진행되는 기술로 현실과 똑같아 보이는 시나리오를 만든 다음 뇌를 속여 행동을 바꾸는 반면에, 증강현실은 몸 위에 착용해 감각 인식 수준을 높인다. 저자는 이런 분야에 왜 인간은 밤에 잘 보지 못하고, 인간 눈은 자동 줌이 불가능할까, 기존 감각기관으로 느끼지 못하는 맛을 느낄 수 없는가, 포옹의 감각이나 입술의 촉감을 전송할 수 없을까 등 독창적인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우리에겐 매우 낯선 여섯 번째 감각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놀랍다. 과학자, 의사, 생명공학자들이 하는 작업이 지상의 작업이라면, 이들의 일은 지하에서 진행되는 다소 위험한 시도들이다.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무작위적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감각을 제공했다면,이들은 빠른 속도의 진화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자석을 몸속에 삽입해 전자기장을 느껴 보는 식으로 스스로 인체 실험에 나선 이들이다.

책은 다음과 같은 마지막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정보의 세계는 거대하고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작다.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상상하고 고군분투한다. 인간 이상의 존재, 다시 말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뭔가를 할 수는 없어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뭔가를 경험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다운 바람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 우리의 한계를 향해 나아간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운 바람인가, 감각의 확장이 진정한 인간다움인가 라는 데에 의문이 들지만 책에는 다양한 효용이 있는 법. 감각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라는 점에서 이 한 권이면 감각에 대한 최첨단의 연구와 방대한 논의들을 모두 섭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460쪽, 1만9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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