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불리는 사진가 ‘불꽃 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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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파, 사진가 / 플로랑 실로레 글·그림, 임희근 옮김 / 포토넷

“만약 당신이 찍은 사진이 별로 좋지 않다면, 그건 당신이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토저널리즘의 전설, 사진에이전시 매그넘의 창립자이자 위대한 종군사진가 로버트 카파(1913∼1954)의 삶과 사랑을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일러스트레이터 플로랑 실로레는 카파의 연인으로 훗날 전사한 최초의 여성 사진가로 기억된 게르다 타로의 소설 ‘카파를 기다리며(Waiting for Capa)’를 읽고 감동 받아 이 작업에 나섰다. 길지 않은 분량 속에 카파가 종군 사진가로서 가장 왕성히 활동했던 시절의 모습들을 압축적으로 그려냈고, 뛰어난 사진가이자 매력 넘치는 사내였던 그가 왜 그토록 술과 도박, 여자에 탐닉했는지, 자신의 예명 ‘카파’를 만들어준 연인 타로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는지, 결국 전장에서 지뢰를 밟아 그녀의 뒤를 따르기까지 카파의 불꽃 같은 삶을 담았다. 특히 카파를 대표하는 사진들을 세밀한 터치로 살려냈다.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물감을 가급적 엷게 쓰며 펜으로 윤곽을 그리고 흰색 아크릴 물감을 더해 이미지를 부각했다. 88쪽, 1만9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