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주재원 철수令… 中-인도 국경 일촉즉발 戰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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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과도 맞닿은 도카라 지역
양국, 8주째 무장대치 지속

병력 증원·장거리 레이더 배치
전력 집중 증강… 국지전 태세
강경발언 이어가며 ‘말 전쟁’도

중국과 인도의 국경 지역 영토분쟁이 대치 8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서로 ‘일전불사’를 외치면서 전투준비 태세에 들어가 양국 간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도군은 국경 부근 주민에게 철수령을 내렸으며, 중국은 인도 주재 중국 기업의 주재원들에 대한 귀국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인도 TV 보도에 따르면 인도군은 양국이 대치 중인 중국과 부탄 간 국경에 있는 도카라(중국명 둥랑) 지역 근처에 사는 마을 주민들에게 전투 발발 등에 대비해 대피를 명령했다. 철수령이 내려진 마을은 동부 시킴부 나탄으로 대치 지역에서 약 35㎞ 떨어진 곳에 있으며 주민 수백 명에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는 지시가 전달됐다. 주민이 떠난 나탄에는 1000명이 넘는 인도 증원군이 도착했다.

현재 인도군 제33군의 병력은 시킴 국경으로 이동해 작전 배치가 완료된 상태다. 제33군 예하 3개 사단은 지난 7월 중순 중·인 국경으로 이동했으며 최정예 부대는 지정작전 지역에 진입했다. 이들은 시킴 국경에서 500m에서 20㎞ 사이에 집중 배치됐다. 아룬 제틀리 인도 국방장관은 9일 “인도는 1962년 중·인전쟁 당시의 인도가 아니다”라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도전에도 맞설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군은 단기전쟁 준비 군자금으로 2000억 루피(약 3조5680억 원)의 예산을 긴급 요청했다.

중국 역시 전투태세를 갖추면서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인도에 대한 ‘말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야포와 전차들이 배치됐으며 탐지 거리가 750∼800㎞인 2개의 ‘UHF 2D/3D’ 장거리 레이더도 설치되면서 국지전 대비 태세를 갖췄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0일 “인도 측이 고분고분하게 물러서지 않으면 결국에는 불놀이하다 스스로를 태우고 모든 뒷감당을 해야 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중국 국방부는 양국이 물밑교섭을 통해 중국과 인도 군대가 일정 거리로 퇴각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10일까지 온라인에 “중국 당국이 인도에서 중국인 소개령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관영 매체는 ‘헛소문’이라고 부인했으나 실제 인도 진출 중국 기업 내 주재원들 중 상당 인원이 귀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