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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1일(金)
전력 설비예비율 기준 下向, 탈원전 꿰맞추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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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 적용될 전력 설비예비율을 22%에서 20~22%로 하향(下向)하는 초안이 11일 공개됐다. 원전 2기를 닫아도 차질이 없을 거란 뜻이다. 4차 산업혁명,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향후 변수가 많은데도 예비율 기준부터 낮추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위한 꿰맞추기, 곧 ‘코드 예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찔했던 2011년 전력대란은 직전 노무현 정부가 전력수요를 낮춰잡은 귀결이다. ‘전력 천수답’이란 얘기까지 들었던 정부는 심기일전해 발전소 건설에 나섰고, 지금 22%의 설비예비율을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 문 정부가 다시 낮추려 한다면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이다. 지난달 ‘수요 전망 워킹그룹’이 내놓은 2030년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도 2년 전보다 11.3GW나 뚝 떨어뜨렸다. 원전 11기에 해당하는 수요 감소 예측에 이어 적정 설비예비율까지 낮추면서 문 정부의 탈원전 논리를 지탱할 2중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 비중을 20%로 올린다지만, 난점은 한둘이 아니다. 좁은 국토는 태양광·풍력 설비에 적합하지 않고, 설치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친환경 통념이 무색하게 전국 곳곳에서 난개발·자연파괴를 우려해 주민이 반발하는 아이러니도 빚어진다. 그래도 기어이 신재생 비중을 늘리겠다면 설비예비율은 오히려 대폭 높이는 게 맞다. 날씨와 직결되는 태양광의 가동률은 12%, 풍력은 18%로 원전(77%)과는 비교가 안 된다. 신재생 비중이 41%인 독일도 설비예비율이 130%에 달하지만, 지난 1월 악천후가 계속되면서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다. 다른 대안인 LNG 역시 수입에 전량 의존해 에너지 안보에 취약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문 정부는 전기가 충분하다면서도 지난달 2차례에 이어 지난 7일에도 3000여 기업에 ‘급전 지시’를 발동했다. 공급예비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멀쩡한 생산라인을 세우면서, 전력 설비 규모를 더 빠듯하게 운용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다. 탈원전을 덜컥 결정한 대만은 지난 8일 공급예비율이 1.7%까지 떨어지며 비상이 걸렸다. 대만 최대 반도체 기업이 공장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등 산업계에도 위기감이 돌고 있다. 결코 남의 얘기일 수 없다. 안전한 길을 두고 굳이 위태로운 실험에 뛰어드는 탈원전 집착증에서 이제라도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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