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식 교수의 반려동물 이야기>맹견은 보호자가 잘못 관리한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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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대형견이 사람을 물어 크게 다치게 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맹견(猛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개는 품종에 따라 생김새는 물론 습성이나 기질까지 다르고, 같은 품종이라도 성장 배경에 따라 성품이 다르게 형성되는데 특정 품종의 개가 맹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의 품종이 늘어나고 역할이 다양해지면서 각국의 켄넬클럽에서는 개의 품종을 행동습성이나 기질에 따라 대개 7개 그룹으로 나누는데, 사냥의 목표물을 쫓는 데 적합하게 육종된 하운드 그룹, 힘쓰는 일을 주로 하는 워킹 그룹, 사냥감을 찾거나 물어오는 스포팅 그룹, 크기가 작은 동물을 사냥하기 위한 테리어 그룹, 주인에게 애교 넘치고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이는 토이 그룹, 가축을 몰거나 지키는 역할을 하는 허딩 그룹, 그 외의 견종 그룹 등으로 분류된다.

모든 개는 오랜 기간에 걸쳐 특정 역할에 최적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에 상당한 일을 마음껏 할 때 행복을 느끼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토이 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종은 운동량이 많이 요구되므로 이러한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할 땐 엉뚱한 곳으로 그 에너지를 분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을 보면 활동성이 강한 품종을 장기간 좁은 공간에 가두어 놓거나 목줄로 묶어 놓아 활동이 억제되어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다. 기질적 본능을 발휘해주거나 충분한 운동을 시켜줄 여유가 없다면, 그 품종의 개를 키울 자격이 안 되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공격성이 강한 품종은 있지만, 모든 개는 어릴 때부터 적절한 사회화 교육과 품종에 맞는 환경 조성 등 보호자의 노력에 따라 훌륭한 반려견이 될 수 있다. 맹견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잘못된 관리에서 나오는 결과물로, 그 책임은 보호자에게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