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 2017-도농협동운동>이주민 자녀-멘토 대학생 ‘진로캠프’… “당당히 PD 꿈 키워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농협동연수원이 주최한 ‘대학생 멘토와 함께 하는 다문화 청소년들의 어울림 여름캠프’에 참여한 전남지역 다문화가족 및 일반 청소년, 대학생 멘토들이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 ‘원마운트’의 실내 스노우파크장에서 눈썰매를 함께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⑥ 도농협동연수원 ‘다문화 청소년 캠프’

수도권 올라온 화순 학생 70명
대학생 형·누나랑 눈썰매 타고
방송·농업 등 ‘꿈 찾기’ 2박3일

연수원, 해마다 1000명 대상
다문화 농촌정착 과정 등 진행
블로그 기자단 온라인 홍보도

지난 1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원마운트’의 실내 스노우파크장. 한낮의 불볕더위를 피해 여름 속 겨울로 들어온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신나게 눈썰매를 타고 있었다. 농협중앙회 도농협동연수원이 ‘다문화가족 농촌정착지원과정’ 특별과정으로 진행한 ‘대학생 멘토와 함께 하는 다문화 청소년들의 어울림 여름캠프’ 프로그램 중 현장체험 시간이었다. 9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캠프에는 전남지역 이주여성 청소년 자녀와 일반 학생 70명이 참여했다.

전남 화순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이진경(13) 양은 “방송 PD가 꿈이었는데, 대학생 멘토들과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니,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같은 중학교 학생인 박은서(13) 양은 “한 강연에서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취지의 ‘푸드 마일리지 줄이기 운동’에 대해 배웠는데, 생소했지만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필리핀 출신 엄마를 둔 다문화가정의 임모 양은 행사 마지막 날 ‘남기고 싶은 한마디’에 “농업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농부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고,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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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멘토들과 함께 한 이번 캠프는 자아 재발견, 소망 담기 등을 통한 자기 정체성 확립과 농업·농촌의 후계세대로서의 진로 탐색 등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프로축구 FC 안양 임은주 단장으로부터 진로 찾기에 대한 특강을 듣고 우리 농업과 농촌 가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청년 농업인 유지혜 대표의 ‘네 꿈을 펼쳐라’ 주제 강연 및 토론이 이어졌다.

멘토로 참여한 강진우(22·한국교원대) 씨는 “3일 동안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정도 많이 들고 학생들이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했다”며 “캠프 후에도 SNS 등을 통해 형과 오빠로서 학생들에게 여전히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도농협동연수원의 이삼성 교수는 “우리 농촌에서 다문화가족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미래 주인공인 다문화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다문화 자녀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멘토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든든한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도농협동연수원은 앞서 전북·충남 지역 다문화가족 청소년 70명을 대상으로도 청소년 어울림 여름캠프를 실시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위탁 과정으로 다문화가족 농촌정착 지원 과정을 매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우리 농촌의 중요한 일부가 되면서 다문화가족의 가족관계 증진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수 기간 동안 생활법률과 각종 다문화정책 등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할아버지·할머니세대와 부모, 자식까지 3대 다문화가족이 모두 연수원에 입교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남아에서 시집온 며느리의 발을 시어머니가 씻어주는 세족식과 가족에게 편지 쓰기, 2박 3일 동안 행복한 모습을 담은 가족사진 증정 등 ‘감동적인’ 프로그램으로 다문화가족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도농협동연수원은 다문화가족 농촌정착 지원 과정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의 가치와 중요성을 전파하는 ‘농업·농촌의 올바른 이해’ 과정, 우리 식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한 삶을 강조하는 ‘건강한 식문화와 신토불이’ 과정, 도농 간 협동 및 교류 활성화, 농협의 역할과 올바른 이해 등을 담은 ‘협동정신과 농협의 이해’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연수방식은 기존 연수원 입교 중심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온·오프라인 융합 방식으로 시대에 맞게 바뀌었다. 온라인 방식은 농업·농촌의 가치 등을 담은 UCC 동영상과 카드뉴스, 팸플릿 등의 콘텐츠를 제작해 SNS를 통해 알린다. 도농협동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는 첨병 역할을 하는 ‘도농협동운동 블로그 기자단과 SNS 서포터즈’가 대국민 온라인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으로는 기업체 임원과 여성 CEO, 한국소비자연맹 등 각종 단체 리더 등이 연수원에 들어와 함께 하는 ‘도농행복 CEO·리더 과정’, 연수원에서 직접 군부대와 교도소 등 소외계층을 찾아가 ‘어머님 표 시골 밥상’ 등을 대접하는 ‘찾아가는 도농 공감 과정’ 등이 있다. 로컬푸드 요리 경연과 6차산업 현장 방문 등 도농 공감 체험·투어 과정과 명사·대학생 등과 농업에 대해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농담(農談)·농심(農心) 토크 과정’, 도시민과 농민의 합동 연수를 통해 자연스럽게 직거래를 연계시키는 ‘도+농 어울림 과정’도 주요 오프라인 프로그램이다. 온라인에서 참석 대상을 모집해 농장 콘서트와 페스티벌, 팜 파티(farm party) 등을 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 방식도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고양 =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