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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6일(水)
갯장어솥밥, 모락모락 흰밥 포슬포슬 갯장어 혼연일체… 밥심이 펄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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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산 갯장어가 올려진 갯장어솥밥. 갯장어에는 성인병 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많아 여름철 건강식으로도 많이 권해진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즉석밥이 상품화돼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통용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밥은 사전적 의미로 쌀, 보리 등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낱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어떤 용기에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나 향, 찰기 등이 미묘한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조리도구가 중요하다. 용기는 냄비나 간편 취사가 가능한 압력밥솥, 전기밥솥 등 다양하지만, 밥 고유의 맛과 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은 단연 가마솥이 최고다.

내 나이 또래 시골 출신 어른이라면 어릴 적 큰 가마솥에 갓 지은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골목에서, 마을 어귀에서 동네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뛰어들어오는 길, 굴뚝에 피어오르던 하얀 연기와 나무 타는 냄새는 곧 우리에게 밥을 상징했다.

없이 살던 때라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가마솥에서 막 퍼낸 뜨끈뜨끈한 밥 한 공기가 꿀맛 같았겠지만,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그리움과 아련함이 가득하다.

밥을 짓는 가마솥은 그 외에도 쓰임새가 많았다. 뚜껑을 뒤집어 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집에 큰일이 생기면 엄청난 양의 국을 끓여 이웃들과 나눠 먹기도 했다.

이제는 시대가 뭐든 편하고 빠른 쪽으로 바뀌어 시골에 가도 큰 가마솥으로 밥을 짓는 집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가마솥에 지은 밥은 정성이 들어간 음식으로 환영받는다. 맛과 고소한 향은 물론이고 노릇노릇하게 생기는 누룽지가 별미라, 현재 근무 중인 레스토랑에서도 늘 가마솥으로 밥을 지어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가마솥 밥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다양한 식재료와도 얼마든지 훌륭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각종 나물을 넣어 지은 돌솥비빔밥, 굴·버섯·은행 등 여러 가지 재료와 쌀을 섞어 지은 영양돌솥밥 등이 대표적인데, 여름 더위 막바지 무렵에는 제철 맞은 갯장어를 이용한 갯장어솥밥이 별미 보양음식으로 제격이다.

스태미나 식재료로 알려진 장어에는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 칼슘, 인, 철분 등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고혈압 예방 등 혈관계 질환에 좋은 효과가 있고, 피부에도 탄력을 준다.

장어는 바닷장어인 붕장어, 먹장어, 갯장어 등과 민물장어인 뱀장어가 있다. 그중에서도 갯장어는 6∼8월이 제철이라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 갯장어는 양식이 되지 않아 주낙(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얼레에 감아 물살을 따라서 감았다 풀었다 하는 낚시어구)으로 잡기 때문에 100% 자연산이다.

보통 ‘아나고’라고 불리는 붕장어는 주로 회나 양념구이, 탕으로 먹는데, 붕장어는 피에 독이 있어 반드시 피를 제거한 후 조리해 먹어야 한다. 먹장어는 눈이 퇴화돼 흔적만 남아 ‘눈이 먼 장어’라는 뜻의 이름인데, 죽어서도 꼼지락거리는 모습에 ‘꼼장어’라고도 한다. 보통 양념을 해서 구워 먹거나 야채와 함께 볶아먹는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민물장어인 뱀장어는 강에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 산란을 한다. 풍천장어로 유명한 장어가 바로 이 뱀장어다. 양념구이로 먹거나 보양식으로 즙을 내어 먹는다.

여수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이색 장어요리로 ‘하모 유비키’도 빼놓을 수 없다. ‘하모’는 갯장어의 일본말로, 한번 물었다 하면 놓지 않는 바닷장어의 습성에서 유래한 말이다. ‘유비키’는 ‘끓는 물에 넣었다 빼는 것’을 의미하니, 일종의 ‘갯장어샤부샤부’인 셈이다. 다만, 갯장어는 잔가시가 많은 편이라 잘게 썰거나 가시를 일일이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아예 손질된 갯장어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다양한 장어 요리 가운데에서도 한국인에게 양식 이상의 의미가 있는 쌀과 제철 갯장어의 만남은 훌륭한 조합이다. 1인용 솥밥에 두 가지 주재료를 넣고 밥을 지으면 고급스럽고 담백하고 영양 가득한 한 끼 차림상 면모까지 갖출 수 있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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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갯장어 2마리, 쪽파, 생강 채, 소금 약간, 비벼 먹는 간장양념(진간장 5큰술, 국간장 1큰술, 홍고추·청고추 각 1/2개씩, 간 마늘·깨·다진 대파 1/2큰술씩, 참기름 1/2작은술, 고춧가루 1/4작은술)



만드는 법

1. 쌀은 깨끗하게 씻어 30분 이상 불린다.

2. 장어는 배를 갈라서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씻은 다음, 소금을 이용해 한 번 더 주물러 씻어놓는다.

3. 씻어놓은 장어에 잔 칼집을 넣어준다. 이렇게 하면 장어가 구부러지는 걸 막아주고 잔가시를 한결 부드럽게 해준다.

4. 손질한 장어는 소금을 약하게 뿌리고 프라이팬에 구워서 한 번 익혀준다.

5. 장어 뼈와 머리는 깨끗하게 손질해 물, 대파, 마늘, 생강을 넣고 30분 끓인 후 체에 걸러 육수를 만든다.

6. 솥에 쌀 2컵을 넣고 약하게 소금 간을 한 육수 1과2/3컵을 붓고 구운 장어를 올려준다. 이때 불 조절이 중요한데 센 불에서 5분, 중약불에서 6분, 불을 끄고 2분간 뜸을 들여 밥을 짓는다. 12분에서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7. 밥이 완성되면 실파 링과 생강 채를 올려준다.

8. 밥이 완성되면 1인용 솥 그대로 식탁에 올리거나 그릇에 옮겨 담고, 준비된 재료들을 혼합해 만든 양념장과 함께 낸다.



조리 Tip

1. 장어 육수를 만들 때 한 번 구운 장어로 육수를 뽑으면 향과 맛이 더 좋아진다.

2. 쌀을 미처 불리지 못하고 솥밥을 지을 때는 쌀 1컵에 물 1과1/3컵을 넣고 밥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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