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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반도 정찰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6일(水)
美 ‘군사력 사용’ 6원칙과 北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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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미국의 대북(對北) 예방전쟁(preventive war)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이 질문에 대해 미군 관계자들은 대개 “전쟁 수행은 우리가 하지만, 전쟁 결정은 정치인이 한다”며 “궁금한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러나 대화가 깊어지면 ‘와인버거 룰(The Weinberger Rules)’을 언급한다. 와인버거 룰이란 1984년 11월 캐스퍼 와인버거 당시 미 국방장관이 만든 군사력 사용 6가지 원칙을 말한다. 많은 미군 장교가 가족사진과 함께 갖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중요시되는 전쟁 결정 기준이다.

첫째, 미 국익에 ‘사활적(vital)’인 경우에,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사활적’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이다. 북한의 ‘괌 포위 포격’ 운운을 단순한 공갈이냐, 아니면 미국에 대한 실질 위협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다. 이에 대해선 엇갈린 평가가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이 미 국익의 사활이라는 점에 대해선 의견이 일치한다.

둘째, 일단 결정되면, 총력으로 임해야 한다. 미군은 월남전 패전을 ‘절반의 조치(half measures)’ 탓으로 평가하고 있다. 즉, 총력전을 할 것 아니면 발을 담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1991년 걸프전의 주요한 원칙이었다. 콜린 파월 당시 미 합참의장은 ‘압도적 무력(overwhelming force)’론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라 43만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 68만 명을 페르시아만 주변에 결집시킨 뒤 공격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파월 독트린’으로도 불린다. 이 경우 ‘시차별 부대 전개목록(TPFDL·Time-Phased Force Deployment List)’에 따라 진행된다. 증원 병력과 물자 사전 배치 계획으로서, 전쟁을 결심하면 군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다. 1992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40만 대군이 필요하다는 평가에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군 작전을 공중 폭격으로 제한했다.

셋째, 정치 목표와 군사 목표를 명확하게 규정한다. 한반도 전쟁이 시작된다면 정치 목표는 뭘까. 외과수술 작전으로 북핵·미사일 시설을 폭격함으로써 북핵 능력을 제거하는 것일까. 김정은을 굴복시켜 항복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일까. 전쟁이 시작되면 한국군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한데, 이것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와 함께 작전을 어느 선에서 어떻게 종결시키느냐는 ‘정치적 결정’이 좌우한다. 중국의 개입 여부도 핵심 문제다. 중국 국경 50㎞ 선의 작전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또, 이라크전의 경험으로 미국은 레짐 체인지와 안정화 작전에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넷째, 군 규모·구성 등은 정치 목표에 달렸다. 토머스 매키너니 미 공군 예비역 중장은 북폭하더라도 김정은이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이 대항하면, 핵 공격 계획인 ‘크롬 돔(Chrome Dome)’에 따라 북한이 15분 뒤에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나 북이 핵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핵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정치상 불가능한 일이며, 북이 핵을 사용한 뒤에는 너무 큰 피해가 발생한 뒤다. 결국 대북 작전은 핵·미사일뿐만 아니라, 방사포 포대 등 북한의 반격 능력을 초전에 붕괴시키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엄청난 규모의 투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다섯째, 국민과 의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국민이 원하면 전쟁할 수 있다가 된다. 앞의 원칙과 상충함에도, 전쟁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들은 미 국내 정치 요인을 꼽는다. 북한의 위협·공갈이 임계점을 넘으면 예방전쟁 찬성 여론이 고조될 것이며, 이에 정치권이 전쟁을 결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 군사력 사용은 마지막 수단이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말을 맞춘 것처럼 일제히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 공동 기고를 통해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나 한국의 급격한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며,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과 비교한다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장전론’을 톤다운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압도적 무력’을 결집할 시간을 벌면서 ‘마지막 수단’ 이전에 다른 수단을 모두 사용했다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와인버거 룰에 따르면 미국이 당장 한반도에서 대북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뚜렷하고 실현 가능한 정치 목표 없이 군사 행동을 감행하는 결과가 어떠한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을 절대 악(惡)이 아닌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장’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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