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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16일(水)
“김정은의 쿠데타 불안 망상증 키우는 게 북핵 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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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식에 참석한 북한군 수뇌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한 미2사단 전쟁기획관 출신 잉링 ‘손자병법’ 인용
“불신 키워 과잉숙청케 해 김정은과 군 장성 반간책
인명피해 큰 전쟁이나 효과 의심 제재·협상보다 낫다”


마땅한 북핵 해법이 보이지 않고 최고 수백만 명을 희생시키는 전쟁이냐, 아니면 효과가 의심되는 제재와 협상이냐 등 “나쁜 해법들”만 남았다는 비관론이 팽배한 가운데 결국 중국 고대 최고 병서 손자병법까지 북핵 해법 찾기에 인용됐다.

주한 미 제2사단의 수석 전쟁기획참모를 지낸 폴 잉링 예비역 중령은 15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이 병서를 인용, “최고의 병법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내부 쿠데타 불안 망상증을 더욱 악화시키기 위한 비밀 정보전을 제안했다.

김정은이 군부 장성, 외교관, 경제 관료, 선전선동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정보기관들을 불신하도록 정보를 창출하거나 조작해 북한 안팎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북한 정권 내부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김정은의 편집증을 더 크게 부풀리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략엔 북한 정권을 보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깔려 있다. 북한 정권은 김정은이 독점한 무력과 경제력에 의해 견고한 단일체라는 게 전통적인 미국의 대북관이지만, 잉링은 북한 정권을 “정보의 선별적인 적용을 통해 훼손 또는 해체가 가능한 취약한 사회망”으로 본다.

김정은의 불안 심리를 주로 겨냥한 정보전은 “반드시 북한의 현실을 바꿀 필요 없이 북한 현실에 대한 김정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른 모든 독재자처럼 김정은도 쿠데타 위험 때문에 어떠한 잠재적 경쟁자든 늘 감시하고 숙청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미국의 정보 공작 여지가 있다. 즉 북한 정권 고위관계자들이 처음부터 미국에 협력하지는 않겠지만, 정보전을 통해 이들에 대한 김정은의 불신을 키워 김정은의 과잉대응을 이끎으로써 이들을 미국 품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김정은의 장군들에게, 김정은과 그의 핵 프로그램을 넘겨주면 북한 체제에서 그들의 현 특권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거래 조건을 제시”할 것을 잉링은 제안했다.

“이 접근법에서 시간은 미국 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김정은 입장에서 미국의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지만, 미국을 먼저 공격하는 자살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므로 “미국은 예방전쟁 이런 것 필요 없이 인내심 있게 긴장 고조와 오판을 막는 노력을 하면서 체계적으로 북한 군부 내에 김정은에 대한 내부 저항 세력을 구축해 나가면 된다”고 그는 말했다.

이 접근법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미국의 타국에 대한 정권교체 공작 역사를 보면, 리비아(2011년), 칠레(1973), 이란(1953) 등에서 보듯 성적이 시원치 않고 특히 북한같이 폐쇄된 사회의 내부 정치 조작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불확실하다고 잉링은 인정했다.

그래도 김정은의 내면 심리 공략을 통한 정권교체 전략은 어떠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보다 인명피해 등 면에서 비용이 훨씬 덜 들고, 협상이나 제재보다 성공 가능성이 큰 방안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김정은은 핵 프로그램이 자신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북한의 장군들은 김정은의 생존이 자신들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기대다.

이 전략은 수백만 북한 난민이 한국이나 중국으로 밀려들게 되는 북한 체제 붕괴 전략이 아니라 김정은 교체를 겨냥한 내부 쿠데타 유인 전략인 만큼 한국과 중국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으며, 설사 두 나라의 협력이 없어도 추진 가능하다고 잉링은 덧붙였다.

1990년대 걸프전, 보스니아 내전, 2003년 이라크 침공 등 모두 5차례의 풍부한 해외 참전 경력이 있는 그는 군 복무 중이던 2007년과 전역 직전인 2011년 ‘육군신문’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장성급 군 지도자들이 현대전은 반군들에 의해 미군의 화력과 기동성의 우위가 무색해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을 예측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채 과거 전쟁의 인습대로 ‘전투’에 매몰된 전략으로 일관함으로써 실패했다고 비판해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육군신문에 기고한 글에선 “반군 퇴치 전략이 성공하려면 주둔국의 각종 제도적 역량을 강화해 주민들에게 안보를 비롯해 기타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이라크전 대부분의 기간 미군은 대형 일선 군 작전기지에만 집중 배치돼 현지 주민들과 동떨어진 채 반군을 생포·사살하는 전투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야전에서 적군과 총포탄을 주고받는 전투를 이기는 것보다는 전장이 있는 지역이나 나라의 체제를 유리하게 바꾸는 게 최상의 전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손자병법과 상통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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