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폭행 피해 10세 소녀 출산’ 印대법, 낙태 불허… 논란 확산

친척이 7개월 수차례 못된 짓
인권단체 등 법원 결정 비판

인도 사회에서 성폭행으로 인해 10세 소녀가 2.5㎏의 딸을 출산하면서 소아 성폭행과 법원의 낙태불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17일 인도 북부 찬디가르의 한 병원에서 이 소녀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 의료진과 부모는 소녀에게 출산 사실을 속인 채 아이만 신생아실로 옮겼다. 부모는 딸에게 위에 큰 돌이 있어 제거 수술을 한 것이라고 속이고, 병원에 입양 주선을 요청한 상태다.

소녀는 7개월여 동안 친척에게 수 차례 성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소녀는 이미 임신을 한 뒤였다. 배가 아프다며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았을 땐 임신 32주였다. 인도는 현행법상 임신 20주가 넘으면 산모의 건강이 위험한 때를 제외하곤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부모는 대법원에 소녀의 낙태를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법원은 소녀와 태아 모두에게 건강상 낙태는 좋지 않다며 기각했다.

낙태 청원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인도 사회에서는 법원의 낙태 불허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인권단체 등은 “이렇게 어린 소녀가 아이를 낳게 둬선 안 된다”고 비판했지만, 일각에선 소녀의 건강을 위해서도 낙태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사들은 소녀의 몸이 태아를 품을 만큼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낙태 수술도 건강상 위험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