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사 저작권 인정하라”… 행동 나선 乙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17-08-21 10:27
기자 정보
김인구
김인구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폰트
공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206개 제작사, 방송사에 요구

“제작비 후려치고 저작권 독점
편성권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성명 발표하고 특별법 추진


“2015년 정부기관 공모에 당선돼 1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20%의 제작비를 더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KBS에 납품했는데 KBS는 제작비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을 주고 저작권을 모두 가져갔다. KBS는 또 지난해에는 프로그램 구매계약서를 쓰며 돈은 한 푼도 안 주고 수년간 방송권을 요구했다.”

“CJ E&M에 프로그램을 납품하면 마진율이 5∼7% 정도다. 15%는 돼야 회사를 운영할 수 있고 최소 10%라도 줘야 손해를 안 보는데 편성권을 쥐고 있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팔게 된다.”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등에 교양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외주제작사들은 한목소리로 방송사에 저작권을 빼앗기고 터무니없는 제작비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몇몇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7월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EBS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박환성·김광일 PD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왜곡된 외주제작구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주제작사와 독립 PD들은 방송국의 불공정한 대우를 바로잡고자 성명을 내고 특별법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지난 4일 ‘방송 불공정관행 청산을 위한 특별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는 15일 자본과 편성이라는 권력을 내세워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는 방송사들을 고발하고 정부 정책기관과 국회가 나서서 국내 외주산업제도를 혁신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 소속사 등 206개 외주제작사 대표들은 이 성명서에서 제작비 현실화, 저작권 인정, 정부 제작지원 작품에 대한 불합리한 요구 근절, 기타 불공정 관행 근절 등을 요구했다.

한국독립PD협회 산하 ‘방송사 불공정 행위 청산과 제도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방불특위)와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0개 단체도 16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공동 행동 선언 및 공동기자회견’(사진)을 개최했다.

이들은 공동 선언문에서 “고 박환성·김광일 PD는 출국 전까지도 다큐 제작을 위한 국가지원금 일부를 EBS가 간접비 명목으로 가져가려는 것을 비판했다”며 “외주제작 생태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또 다른 죽음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지상파·종편·CJ E&M 등과 외주제작사 간 불공정거래 문제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조사는 8∼11월 4개월간 진행하고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나름대로 상생의 방안을 찾아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상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표준계약서에 따르고 있으나 장르마다 워낙 환경이 달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외주제작 편성비율에서 자유로운 종편이나 케이블 채널의 외주제작 환경은 더 열악하다. 케이블 채널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 제작비를 100% 방송사에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외주제작업체의 주장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다만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은 방송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부분이므로 쉽게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