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연판장도 불사”… 秋압박 공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추미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지방선거 공천룰’ 갈등 고조
설훈 “秋 변화없으면 연판장”
秋측 “일부親文 기득권 고수”

非文의원 “秋-親文 동거 끝나”
정발委 내정의원도 秋와 이견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이 21일 추미애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에 반대해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밝히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추 대표 측은 “시·도당 위원장 등 기득권을 지키려는 일부 친문계 인사들의 반발”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시사해 지방선거를 약 10개월 앞두고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강 대 강 대치로 치닫는 모습이다. 특히 정발위에 내정된 의원 중에서도 “기존 공천 룰을 개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추 대표와 사실상 반대 견해를 밝혀 향후 정발위 논의에서도 내홍이 예상된다.

설훈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가 당헌·당규를 지키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정발위 활동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며 “오늘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추 대표 행동에 변화가 없다면 의원들이 연판장까지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도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친문계와 추 대표가 대립하는 핵심 지점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이다. 친문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5년 만든 혁신안이 ‘지방선거 1년 전까지 공천 규정, 절차 마무리’ ‘시장과 지방의원에 대해 중앙당 개입 배제 및 시·도당 추천권 강화’ 등인데 추 대표가 이를 되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추 대표 측은 이 같은 반발을 일부 시·도당 위원장의 기득권 지키기로 보고 있다. 추 대표 측 인사는 “추 대표가 명시적으로 공천권이나 관련 당헌·당규 개정을 언급한 바가 없는데, 일부 시·도당 위원장이 혹시라도 자신의 권한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발위에 참여하기로 한 의원 중에도 김경수·박광온 의원 등 친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있는 만큼 ‘친문 대 추 대표’ 구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발위에 내정된 의원 중 일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룰을 개정하는 것에는 난색을 보였다. 한정애 의원은 통화에서 “시·도당 위원장의 권한을 뺏는 식의 혁신 방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 역시 “당원이 당의 주인인 모습으로 가자는 데 공감해 정발위가 구성됐는데 엉뚱하게 공천권 문제로 튀고 있다”며 “공천권은 지난번에 만들어 놓은 안이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추 대표는 사실상 친문계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년 만에 정발위 구성을 놓고 친문계와 전면전을 펼치는 모양새가 됐다. 비문(비문재인)계의 한 중진 의원은 “추 대표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했는데 대선까지 이뤄졌던 친문과의 동거가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