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 있다”

완성차·협력사 대표·협회장 등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호소
통상임금·사드보복 악재 산적

“내수, 수출, 생산이라는 3각 축이 2년 연속 감소했는데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한국만 후진하고 있다.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할 시점에 오히려 중국, 인도 등 후발국에 쫓기는 상황인데 위기가 계속되면 향후 회복도 쉽지 않다.”(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오늘 당장 파업 때문에 납품이 얼마나 줄어들지, 내일 협력사에 대금을 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업체들도 생산이 반토막 났는데 대금까지 중국 측 반대로 6개월째 못 받는 상황이다.”(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 대표에서부터 협력업체 사장, 자동차 관련 협회와 관련 학과 교수, 연구원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한국 자동차산업이 처한 위기상황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22일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지난해 완성차 수출은 세계 5위로 떨어졌고 생산은 6위로 하락했다”며 “30년간 지속된 대립적 노사 관계, 최고의 인건비 부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한국 자동차산업은 후퇴와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는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와 갈등적 노사 관계가 꼽혔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제조업에서 매출 대비 인건비가 10%를 넘어가면 투자가치가 없다고 하는데 한국은 이미 12%를 넘었다”며 “외국 투자기업에 한국에 왜 투자하지 않는지 물으면 ‘갈등적 노사 관계와 노동 규제가 너무 많다’는 얘기가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최대 현안인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지금 소송은 과거분이어서 어차피 법원 판결을 존중하겠지만, 더 큰 고민은 미래분”이라며 “앞으로 똑같이 차를 생산해도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50% 더 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결국 생산이 줄고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