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지자체도 반출 허용 자체 기준 강화

경남, 출하 前 1번 더 검사

정부가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미숙한 대처로 불신을 자초하자, 지방자치단체가 농림축산식품부 기준보다 강화된 자체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우왕좌왕, 오락가락하며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정책적 신뢰를 상실하며 파동이 장기화할 우려가 나오자 지자체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경남도는 22일 농식품부가 살충제 검출 농가 계란을 매일 검사해 합격할 경우 바로 계란을 반출하도록 했지만, 도민 정서를 감안해 출하 전에 한 번 더 검사해 합격하면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산란계 농가에서 현재 생산되는 계란에 문제가 없는데도 4주간 생산되는 계란을 계속 쌓아둘 수 없다는 요구에 정부가 규정을 바꾼 것 같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아직 불안해하고 있어 규제 농가에 대한 검사를 강화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때 출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전날 자치단체에 하달한 ‘식용란 살충제 검출농가의 재검사 결과 합격 농가에 대한 후속조치’ 제목의 공문에서 “살충제 검출로 규제농가로 관리되고 있는 농가의 경우 추가 검사에서 살충제 27종이 기준 이하(피프로닐 제외)로 나오거나 검출되지 않은 농가에 대해서는 계란 반출을 허용하라고 지시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19일 공문에서는 규제농가에 대해 매일 잔류농약 검사를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살충제 검출 농가가 매일 실시하는 검사에서 1차례 합격할 경우 계란 반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경남도는 합격한 계란에 대해서도 한 번 더 검사하도록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도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은 정부가 오락가락하면서 정책적 불신을 키운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무엇보다 정부와 지자체 등 관계 당국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전 규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