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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World & Idea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3일(水)
미국의 아프간 再개입과 한·미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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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저지할 것”이라며, 군사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 군사 개입 선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고립주의 노선을 버리고 개입주의 노선으로 나가기 시작한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 미국이 고립주의 노선으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했지만, 지난 18일 고립주의 노선의 대표적 인물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되면서 개입주의 노선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2001년 9·11테러로 시작된 미국의 아프간 군사 개입은 2011년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면서부터 줄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아프간 주둔 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시키면서 전투 임무를 아프간 정부군에게 본격적으로 넘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2014년 12월 아프간에서의 군 작전 종결을 선언하고, 군사 고문단 및 훈련 교관 역할을 담당하면서, 일부 특수전과 근접항공지원을 제외한 일반 전투 임무에서 손을 뗐다. 그 결과 2015년 아프간에서의 미군 사망자 수는 비전투 사망자를 포함해 34명에 불과했다. 반면, 아프간 정부군은 2015년 약 7000명이 전사하고 1만2000명가량이 부상했다. 그리고 2016년에도 11월 12일 기준 6785명이 전사하고 1만1777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탈레반 정부를 붕괴시키고 빈라덴을 사살 또는 생포한다는 2001년 군사 개입 목표를 달성한 이상, 이제 발을 빼겠다는 미국의 아프간 출구전략은 탈레반이 다시 세를 확장하면서 벽에 부닥치게 됐다. 탈레반이 2014년 말 미군과 나토(NATO)군의 철수가 본격화되자 재집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014년 6월 파키스탄 정부가 ‘자르브 이 아자브(Zarb-e-Azab)’란 급진적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에 대한 토벌 작전을 전개하자, 파키스탄으로 피신했던 탈레반 세력이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시리아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이슬람국가(IS) 일부 세력이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이에 이대로 미군이 철수해 버리면 그 공백을 탈레반이나 IS가 메우게 될 것이란 우려가 급증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때 흔히 용병회사로 불리는 민간군사기업(PMC)을 이용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악명을 떨친 PMC 블랙워터의 창업자인 에릭 프린스가 미국 정부에 아프간 정규군을 교육하고, 아프간 정부군의 대(對) 탈레반 작전에서 근접항공지원을 담당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특수전도 수행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현재 미군이 담당하고 있는 임무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이 제안서에 따르면, 미국은 병력 5000명과 항공기 100대, 그리고 연간 10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 여론이 PMC에 매우 부정적이어서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순 없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존 니콜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권고에 따라 ‘적극적 간접 개입’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출구전략을 수정해 아프간에 재개입하되, 2001년 조지 부시 대통령처럼 미군이 직접 전투하는 방식이 아닌 아프간 정부군을 통해 전투를 수행하는 방식을 취할 계획인 것이다. 이에 이미 현재 2개 여단 1만2000명 규모의 아프간 정부군 특수전사령부 전력을 4개 여단 2만2000명으로 확대·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특수전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프간 정부군에게 넘기겠다는 것이다.

아프간 문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국민국가(nation state)가 되기엔 종족 구성이 너무나 복잡하다. 아프간인(人) 정체성도 확고하지 못하다. 아프간의 가장 큰 종족인 파슈툰족(族)의 경우 약 3분의 1인 1400만 명가량은 아프간에 거주하나 3분의 2가 넘는 3000만 명은 파키스탄 국경 너머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북부의 타지크족이나 우즈베크족보다는 파키스탄 파슈툰족에게 보다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 타지크족과 우즈베크족도 북쪽에 접경한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동족들에게 친밀감을 가지고 있다. 아프간 자체가 19세기 영국과 러시아가 인위적으로 국경선을 그은 ‘완충국가(buffer state)’로 형성된 결과이다.

미국이 고립주의를 버리기 시작했다면 한국에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이 아프간 늪에 다시 빠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 아니다. 미군 전력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맹국인 한국에 다시 파병 요청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엔 일반 보병이나 평화유지군(PKO)이 아닌 아프간군 훈련 요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아크부대가 아랍에미리트(UAE) 특수전 부대를 교육한 성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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