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평창동계올림픽 800억 후원 협약… 文 당부 뒤 일사천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평창올림픽 성공 개최 위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국전력 남서울지역본부에서 이인호(오른쪽부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관계자들이 한국전력의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후원 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실적저조 공기업은 ‘눈치’만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11개 전력그룹사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에 후원사로 참여한다. 국가적 행사인 평창올림픽에 공기업도 적극 지원에 나선 셈이다.

23일 한전 등 전력그룹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전 남서울지역본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조환익 한전 사장과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후원협약 서명식에 이어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참석자들의 동계올림픽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기원 다짐식도 열렸다.

이번 협약으로 800억 원 상당을 지원하는 한전은 ‘1등급 공식 후원사’로서 대회 후원과 더불어 지적재산권 사용과 후원사 로고 노출 등 공식파트너에 해당하는 스폰서십 권리를 받았다. 한전은 올해 2월 전력그룹사 사장단 회의를 시작으로 8월 18일 이사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후원 안건을 의결했다.

한전은 후원과 별도로 동계올림픽 관련 전력설비 확충 및 최적 운영을 위해 조직위원회 내에 ‘올림픽 전력공급 지원본부’를 가동해 전력설비 신규 건설과 설비 보강으로 올림픽 경기장 전력 확보를 돕고 있으며, 전기차 150대 무상 임대, 급속 충전시설 26개소 설치 등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평창올림픽의 후원을 공기업에만 부담시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민간 기업의 기부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애꿎은 공기업의 허리띠를 조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수익을 내고 있는 상장 공기업들도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경영실적이 저조한 공기업의 경우 ‘특단의 수’를 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공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후원을 검토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으나, 이미 공기업엔 의무 지원 내용이 담긴 평창올림픽 지원 관련 특별법이 있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