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윤진숙’ 뺨치는 ‘文의 류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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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부족·코드인사·잦은 구설
10개월 만에 물러난 尹 판박이
3野 “식약처장, 즉각 해임하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살충제 계란’ 파동의 실태 파악이나 대처에 한계를 드러낸 데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책을 ‘짜증’으로 표현한 류영진(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대해 대통령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줄곧 감싸왔던 여당에서조차 “총리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부족한 업무능력, 코드인사, 잦은 말실수로 결국 취임 10개월 만에 해임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처럼, 류 처장에 대한 조치가 때를 놓칠 경우 자칫 민심 악화와 지지율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류 처장에 대한 인사를 “보은 인사, 나 홀로 인사, 코드 인사를 합친 ‘보나코 인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질의에는 동문서답, 멍 때리기, 언론 탓으로 일관하고 총리 질책에 대해서는 짜증이라고 표현했는데, 국민이 이런 사람을 믿고 과연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겠는가”라며 “이낙연 총리가 책임 총리답게 해임건의안 1호로 제안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탕평인사 두 번만 하면 사고공화국이 될 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류 처장을 당장 교체하고 전문가로 대체하라”고 촉구했다.

여권은 류 처장의 언행에 따른 민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4년 여수 유류 유출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취임 10개월 만에 해임된 윤진숙 전 장관의 전례를 들어 “‘제2의 윤진숙 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당시 윤 전 장관은 나프타 냄새가 진동하는 현장에서 손으로 입을 가린 사진이 보도돼 구설에 올랐으며,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발언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경질론이 제기됐다. 이 총리는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류 처장의 업무 파악이 늦어지면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이어지면 해임건의안을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류 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상임위에서 충실하지 못한 답변으로 원활히 상임위가 진행되지 못해 송구하다”며 “앞으로 살충제 계란에 대해 성실하고 신속한 대처로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