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委 출범 100일>최저임금 대폭 인상… “부작용·기업현실 반영못해” 지적

일자리위 100일 功過

공공부문 정규직화 본격화
“민간 신불평등 정책” 불만도

23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출범 100일을 맞아 각종 성과를 공개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논란과 갈등을 빚었던 정책들도 적지 않다. 일자리위원회가 100일 이내 우선 처리할 13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일자리 정책 자체가 공공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민간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효과를 내기보다 공공부문에 특권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자리위원회의 13대 과제 중 가장 논란이 컸던 과제는 ‘최저임금 1만 원 조기 달성’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 공약에 맞춰, 2018년 적용될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오른 7530원으로 정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 입장에서는 당장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고용을 줄이는 부작용이 발생해 근로자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2018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도 논란이 만만치 않은 추진 과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 개정의 핵심 내용은 휴일근로시간(최대 16시간)을 연장근로시간(최대 주당 12시간)에 포함해 법이 허용하는 근로시간의 한도를 줄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휴일근로시간은 연장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근거로 주당 최대 68시간 근로가 가능했다. 이를 폐기하면 근로시간 주당 52시간(법정근로+연장근로)을 넘긴 사업주를 처벌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상시·지속적인 공공직 업무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원칙인데, 문제는 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차별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민간으로 확산하기보다는 공공부문에 특권을 안기는 데 그치는 ‘신불평등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