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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4일(木)
(1194) 58장 연방대통령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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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가 커피숍으로 들어서는 이성갑을 보았다. 오후 2시 10분, 이곳은 한시티 중심부의 유라시아그룹 본사 빌딩 지하 1층 커피숍이다. 이성갑도 김유미를 발견하고는 곧장 다가오고 있다. 김유미가 저도 모르게 앉은 채로 손을 들어 보이면서 웃는다. 커피숍은 크고 잘 꾸며졌다. 서울 도심의 호텔 커피숍 같다. 30m쯤 거리를 다가오는 이성갑을 보던 김유미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이성갑이 달라졌다. 말쑥한 정장 양복 차림도 처음 본다. 진회색 양복이 잘 어울렸다. 그리고 저 표정, 눈을 똑바로 뜨고 이쪽을 응시한 채 다가온다. 전에 저런 적은 없었는데, 시선이 마주치면 얼른 내리고 비실비실 웃고 머리를 떨군 채 흐느적거리면서 걸었는데, 지금은 어깨가 펴진 데다 턱까지 들었다. 어라? 그 사이에 이성갑이 다가와 앞쪽에 앉았고 김유미도 진즉 손을 내리고는 시치미를 뗀 얼굴이 되었다. 서울에서 헤어진 지 63일 만이다. 그때 이성갑이 물었다.

“어느 호텔에 묵고 있다고 했지?”

“한강호텔.”

낮 12시 반에 도착해서 호텔에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이곳에 온 것이다. 이성갑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웬일이야?”

공항에 도착해서 전화를 했을 때도 이성갑이 이렇게 물었다. 그때는 ‘그냥 왔어’라고 대답했지만 지금 다시 묻는 것이다. 숨을 들이마신 김유미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성갑의 이 표정, 저렇게 깊고 강한 눈빛은 처음 본다. 달라졌다. 이성갑의 시선을 받은 김유미가 마침내 대답했다.

“보면 몰라? 왜 알면서 물어? 내가 왜 왔겠어?”

“그 친구, 네 회사 장기만 대리하고는 끝내놓고 온 거냐?”

“그래, 끝냈어.”

준비하고 있었던 터라 김유미가 바로 말했다. 지난번 문자를 보고 나서 깜짝 놀랐지만 곧 웃음이 나왔다. 그렇구나, 그것 때문에 삐쳤구나. 그러나 이성갑의 성격을 아는 터라 오래 못 간다고 확신했다. 쓴웃음을 지은 김유미가 이성갑을 흘겨보았다.

“남자가 쪼잔하게 뭐야? 그딴 일 갖고.”

그러자 의자에 등을 붙인 이성갑이 똑바로 김유미를 보았다.

“자는 거 뭐라는 게 아냐. 하나는 정리하고 해야지. 그렇게 양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 되겠어? 걔하고 잘 때 ‘성갑 씨’하고 부른 적은 없냐?”

“그만해.”

“하긴 나처럼 흐리멍덩한 남친 건사하려면 짜증도 났겠지, 이해한다.”

“…….”

“나, 여기 다녀.”

이성갑이 눈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따라서 천장의 샹들리에를 본 김유미에게 이성갑이 말을 이었다.

“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해.”

“…….”

“한 시간쯤 후에 회장님 모시고 업체 몇 곳을 다녀와야 돼.”

손목시계를 본 이성갑이 초점이 분명한 눈으로 김유미를 보았다.

“보면 모르냐고 했는데, 난 모르겠다. 날 만나서 어쩌려고 온 거야?”

“나, 오빠 사랑해.”

김유미가 불쑥 말하고는 어금니를 물었다가 풀었다. 그러자 말이 술술 나왔다.

“다 끝냈어. 다 정리했다고, 난 오빠가 실업자로 빌빌거리고 있더라도 같이 있을 작정으로 왔어. 그게 내 진심이야.”

거짓말이다. 어떤 꼴로 사는지 구경만 하고 돌아오려고 했다. 거지꼴이었다면 더 고소했겠지. 그런데 말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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