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9.26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5일(金)
(1195) 58장 연방대통령 - 8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문을 연 김유미가 숨을 들이켰다. 현관 안은 응접실이다. 가죽 소파가 놓인 응접실은 넓다. 15평은 되겠다. 벽에 걸린 삼성 TV는 70인치, 세상에, 유라시아그룹 회장 비서실 직원에게 배정된 사택이다. 벽돌과 통나무로 만들어진 단층주택은 100평 규모에 침실이 3개, 베란다에 사우나까지 만들어져 있다. 응접실로 들어선 김유미가 그때야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성갑한테서 집 열쇠를 받고 호텔로 돌아가 짐을 빼써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오후 4시 반, 이성갑의 전화를 받은 한강 호텔은 방값도 받지 않았다.

“어쩌면 좋아.”

소파 옆에 선 김유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마치 이성갑이 63일 만에 거지에서 왕자로 변신한 것이나 같다. 정신을 차린 김유미는 집 안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가 생겼고 표정이 밝아졌다. 자신의 ‘진심’을 들은 이성갑이 잠자코 집 열쇠를 건네준 것으로 내전(內戰) 상황이 끝난 것이다. 이성갑은 줏대가 약했고 뒤가 흐렸다. 어떻게 유라시아그룹 회장 비서실에 들어가긴 했지만 천성(天性)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후 8시 반, 이성갑이 돌아왔을 때 김유미는 64일 전의 모습이 되어서 맞는다.

“오빠, 저녁 먹었다고 해서 술상 차려 놓았어.”

“어, 그래?”

이성갑이 회사 로고가 박힌 멋진 파카를 벗으면서 웃었다.

“며칠 전에 아는 여자가 와서 술상 차려줬는데 어디, 넌 어떻게 차렸어?”

그 순간 숨을 들이켠 김유미가 이성갑을 보았다. 응접실로 들어선 이성갑이 탁자에 차려놓은 술상을 훑어보았다.

“응, 냉장고에 있던 재료를 썼구나.”

“…….”

“그 여자는 캐비어하고 새끼 순록 갈비찜을 가져왔지. 그렇지, 보드카 맛도 훌륭했어.”

“침실로 들어간 이성갑이 옷을 갈아입고 나올 때까지 김유미는 아까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시선이 마주치자 김유미가 물었다.

“오빠, 출세한 건 알겠는데, 나 갖고 놀려는 거야?”

“너, 놀려고 온 거 아냐?”

소파에 앉은 이성갑이 정색하고 되물었다. “너, 내가 설마 옛날 이성갑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 건 아니지?”

“무슨 말이야?”

“흐리멍덩하게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덥석덥석 받아먹었던 놈 말이다.”

“…….”

“다른 이성갑이가 나타나서 끌린 것 같은데, 그래서 집 열쇠도 받고.”

“…….”

“사람 본성(本性)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모양인데 이곳, 한랜드는 풍토가 다르다. 싹 바뀌는 곳이야.”

이성갑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놀다가 가. 그 이상은 기대하지 말고, 내가 놀이 상대는 돼줄 테니까 말이야.”

앞에 차려진 술병을 들어 잔에 술을 따르면서 이성갑이 말을 이었다.

“마침 요즘 내 파트너들의 스케줄이 바빠서 놀이 상대가 없던 참이야.”

그때 김유미가 이성갑의 앞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똑바로 시선을 주었다.

“오빠, 나, 여기로 올게.”

“그래, 자주는 말고, 두 달에 한 번 정도 와. 내가 좀 바쁘거든.”

한 모금 위스키를 삼킨 이성갑에게 김유미가 열심히 말을 이었다.

“아니, 오빠하고 살려고 오면 안 돼?”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중학생 제자와 性관계’ 40대 여교사, 고교생과도…
▶ 18년간 30명 이상 살해해 먹은 ‘식인 부부’ 체포
▶ ‘어떻게 내 아내와’···술자리서 성관계한 지인 폭행 살해
▶ 서울市공무원들 ‘부글’… “내부부터 추슬러야”
▶ 美 “북핵 완전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 검토중”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고려대 남성욱 교수, GQ 인터뷰서 “세계가 北무기 두려워하게 만들려 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한 것은..
mark‘중학생 제자와 性관계’ 40대 여교사, 고교생과도…
mark서울市공무원들 ‘부글’… “내부부터 추슬러야”
美 “북핵 완전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 검토중..
‘금값 된 송이’ ㎏당 120만원…봉화 송이축제 ..
“故김광석 팬들 열광할수록 그의 아내가 돈 번..
line
special news 아이유 “새 앨범에서 ‘故 김광석 노래’ 뺍니다..
아이유, 10월로 출시 연기 “듣는 분들 불편할 것 같아…”“듣는 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

line
“대통령도 노사정委 참여해라” 노동계 배짱요..
박원순 시장 “직원 극단적 선택은 제 책임” 공..
與 “사자방 수사” 野 “노무현 특검”… ‘과거와의..
photo_news
18년간 30명 이상 살해해 먹은 ‘식인 부부’ 체포
photo_news
“어차피 욕먹을거 데뷔”…탑과 대마초 피운 연습생 거침없..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17) 59장 기업가 - 10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결혼식 하객 예절 3
mark결혼식 하객 예절 2
topnew_title
number 초등생 딸 수년간 성폭행 ‘인면수심’ 아버지..
브라질 여행가면 ‘벼락 조심’… 年 8000만번..
‘해운대구’ 상승률 최고…‘서울~세종 고속도..
“강남권 재건축에 우리 브랜드 꽂자”… 10大..
‘어떻게 내 아내와’···술자리서 성관계한 지인..
hot_photo
강용석, 故김광석 부인 서해순씨..
hot_photo
UFC ‘마에스트로’ 김동현, 고미에..
hot_photo
상가 돌진한 음주운전 에쿠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