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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5일(金)
(1195) 58장 연방대통령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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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연 김유미가 숨을 들이켰다. 현관 안은 응접실이다. 가죽 소파가 놓인 응접실은 넓다. 15평은 되겠다. 벽에 걸린 삼성 TV는 70인치, 세상에, 유라시아그룹 회장 비서실 직원에게 배정된 사택이다. 벽돌과 통나무로 만들어진 단층주택은 100평 규모에 침실이 3개, 베란다에 사우나까지 만들어져 있다. 응접실로 들어선 김유미가 그때야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성갑한테서 집 열쇠를 받고 호텔로 돌아가 짐을 빼써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오후 4시 반, 이성갑의 전화를 받은 한강 호텔은 방값도 받지 않았다.

“어쩌면 좋아.”

소파 옆에 선 김유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마치 이성갑이 63일 만에 거지에서 왕자로 변신한 것이나 같다. 정신을 차린 김유미는 집 안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가 생겼고 표정이 밝아졌다. 자신의 ‘진심’을 들은 이성갑이 잠자코 집 열쇠를 건네준 것으로 내전(內戰) 상황이 끝난 것이다. 이성갑은 줏대가 약했고 뒤가 흐렸다. 어떻게 유라시아그룹 회장 비서실에 들어가긴 했지만 천성(天性)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후 8시 반, 이성갑이 돌아왔을 때 김유미는 64일 전의 모습이 되어서 맞는다.

“오빠, 저녁 먹었다고 해서 술상 차려 놓았어.”

“어, 그래?”

이성갑이 회사 로고가 박힌 멋진 파카를 벗으면서 웃었다.

“며칠 전에 아는 여자가 와서 술상 차려줬는데 어디, 넌 어떻게 차렸어?”

그 순간 숨을 들이켠 김유미가 이성갑을 보았다. 응접실로 들어선 이성갑이 탁자에 차려놓은 술상을 훑어보았다.

“응, 냉장고에 있던 재료를 썼구나.”

“…….”

“그 여자는 캐비어하고 새끼 순록 갈비찜을 가져왔지. 그렇지, 보드카 맛도 훌륭했어.”

“침실로 들어간 이성갑이 옷을 갈아입고 나올 때까지 김유미는 아까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시선이 마주치자 김유미가 물었다.

“오빠, 출세한 건 알겠는데, 나 갖고 놀려는 거야?”

“너, 놀려고 온 거 아냐?”

소파에 앉은 이성갑이 정색하고 되물었다. “너, 내가 설마 옛날 이성갑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 건 아니지?”

“무슨 말이야?”

“흐리멍덩하게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덥석덥석 받아먹었던 놈 말이다.”

“…….”

“다른 이성갑이가 나타나서 끌린 것 같은데, 그래서 집 열쇠도 받고.”

“…….”

“사람 본성(本性)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모양인데 이곳, 한랜드는 풍토가 다르다. 싹 바뀌는 곳이야.”

이성갑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놀다가 가. 그 이상은 기대하지 말고, 내가 놀이 상대는 돼줄 테니까 말이야.”

앞에 차려진 술병을 들어 잔에 술을 따르면서 이성갑이 말을 이었다.

“마침 요즘 내 파트너들의 스케줄이 바빠서 놀이 상대가 없던 참이야.”

그때 김유미가 이성갑의 앞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똑바로 시선을 주었다.

“오빠, 나, 여기로 올게.”

“그래, 자주는 말고, 두 달에 한 번 정도 와. 내가 좀 바쁘거든.”

한 모금 위스키를 삼킨 이성갑에게 김유미가 열심히 말을 이었다.

“아니, 오빠하고 살려고 오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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