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질 정부’>최저임금 30% 오르는데… 정부청사 밥값 ‘동결’

내년부터 3년간 단가 묶어
“물가반영 안해” 업체들 성토

“2020년까지 최저임금 상승률이 3년 동안 약 3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급식단가는 3500원으로 동결할 경우 급식질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공무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입니다.”

내년부터 3년간 정부세종청사 1단계 구내식당을 운영할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명회에 참석한 급식업체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함께 올라갈 인건비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급식단가를 묶어버린 정부를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컨벤션센터 소회의실에서 ‘정부세종청사 1단계 구내식당 관리위탁업체’ 설명회에는 20여 개 급식 관련 업체 관계자 40여 명이 몰렸다. 이번 입찰은 5년 만에 대기업 참여가 허용돼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아워홈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관심을 보여왔다.

이날 정부는 세종청사 내 국무조정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9개 기관이 있는 1∼6동의 구내식당 4곳(6030여 명)을 3년간(2018∼2020년) 운영할 사업자에게 급식단가는 현재와 같은 3500원으로 공지했다. 세종청사 급식단가는 2015년 3500원으로 200원 인상된 후 3년간 고정됐다.

문제는 매년 10%대로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안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높은 7530원으로 확정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급식업은 타 산업보다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라는 정부가 현실을 외면하고 업체에 감수하라고 하는 게 임대업주의 갑질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