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판결 적폐’ 규정 논란>인권법연구회, 사실상 최대규모…‘勢 확장’ 전망

전국 법관 중 6분의 1 가입
연구회 출신 진보성향 판사
청와대·사법부 두루 포진
사법행정·인사 영향력 우려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가 초대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는 문재인 정부에서 더욱 세를 불릴 전망이다.

이미 법원 내에서 사실상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젠더법연구회가 규모 1위이지만, 여성 판사들이 자동 가입된다는 점에서 현재 활동 회원만 480명에 달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실질적으로 최대 규모의 학술단체라는 평가다. 인권법연구회는 우리법연구회의 후신 격으로 2011년 만들어졌다.

인권법연구회는 3000명에 달하는 전국 법관의 약 6분의 1이 가입돼 있어 전체가 특정 성향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100명 정도의 판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가 최근 국민에게 알려진 건 이들이 지난 2월 사법부 인사권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법원행정처가 축소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부터다. 이에 대항해 우리법연구회 등을 거친 100명 정도의 진보 성향의 판사가 주도가 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판사회의를 이끌었다.

판사회의 이후 2차례 열린 전국법관회의에서도 인권법연구회 판사들이 중심이 돼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와 ‘법관회의 상설화’ 등을 강하게 주장했다. 실제 사법 행정 개혁의 방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법원행정처 권한 축소 등 향후 사법 행정 방향의 골자를 만들 법관회의 제도개선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민중기(58·연수원 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핵심 멤버로 분류된다.

법원 내에선 인권법연구회 출신 진보 성향의 판사들이 사법부와 청와대 등에 포진, 사법 행정부터 법관 인사까지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원의 한 고법 부장급 판사는 “김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에서부터 인권법연구회 인사를 준비위원으로 쓰면서 법원 인사를 이 단체 출신들로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