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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5일(金)
고열로 쪄서 니코틴 수증기 흡입… 유해성 적지만 담배는 담배
개별소비세, 일반담배의 21%… 동일수준 인상 땐 1갑 6000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궐련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가 한 해 36억 갑 규모(2016년 기준)가 소비되는 국내 담배 시장에 상륙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일본, 유럽 등에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인기를 끈 여세를 몰아 국내에서도 수도권과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일반 궐련 담배와 비교하면 냄새가 없고 유해성이 덜해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흡연자들의 틈새를 파고든 결과다. 일반 궐련과 비교해 유해성이 적다는 점이 공식 입증되면 수요가 더 늘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 담배제조사들의 각축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지속해서 관심을 촉발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발 배경부터 시장의 반향, 유해성 논란, 조세 체계, 해외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1 궐련형 전자담배란

가열 방식의 신종 궐련형 전자담배로 비발화 가열 전자담배라고도 한다. 연초를 전용기기인 디바이스에 넣어 250~300도가량의 고열로 쪄서 니코틴 수증기를 뽑아내 피우는 방식의 담배를 말한다. 600~800도 지점에서 태워서 피우는 일반적인 궐련 담배나 니코틴을 함유한 액상을 기화시키는, 기존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액상형 전자담배와는 방식이 다르다. 지난 2014년 11월 세계 최초로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다국적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아이코스’를 처음 출시하면서 담배 시장에 진입했다. 일본은 품절사태와 함께 올해 4월 중순 기준으로 일본 전체 담배 시장 점유율의 8.8%를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2 기업들이 투자하는 배경

PMI는 지난 2008년부터 타지 않는 담배 제품 개발, 연구를 위해 3조40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BAT)도 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차세대 제품군 개발 및 상업화에 지난 6년간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담배회사들이 이처럼 개발에 매달린 것은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반 궐련 담배의 유해성과 금연으로 시장이 점차 위축되는 상황에서 건강상의 위험을 줄였다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새로운 출구로서 선택한 것이다. 글로벌 담배사 관계자는 “씹는 담배, 니코틴 대체요법을 위한 의약품 등을 꾸준히 모색해 왔지만 결국 전자담배가 글로벌 담배회사의 주력 영역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며 “기존 연초담배보다 유해성분이 95%까지 덜 검출되는 등 기존 연초담배의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부 국가에서는 금연의 전 단계 대체재로까지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전자기기로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고 니코틴 외의 용액에 다양한 향을 섞어 맛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3 국내 판매 동향은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6월 5일에 아이코스를 출시했고 뒤이어 BAT코리아도 이달 13일에 ‘글로’를 선보였다. 두 담배의 방식은 같다. 전자기기인 디바이스에 연초 고형물을 넣어 가열한다. 일반 궐련처럼 불을 붙여 쓸 수 없게 설계됐다. 다만 아이코스는 ‘히츠’로 이름 붙인 연초 고형물을 히팅 블레이드(날)에 꽂아 내부에서 가열한다. 글로는 ‘던힐 네오스틱’을 원통에 꽂아 외부에서 열을 가하는 차이가 있다. 가격은 아이코스 전자기기가 12만 원이고 공식 웹사이트에 가입하면 9만7000원에 판매한다. 글로는 9만 원이다. 히츠와 던힐 네오스틱 1갑(20개비) 가격은 4300원이다. 일단 시장 반응은 좋다. 두 회사가 각각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한 결과, 구매객들이 몰려들었고 편의점을 통한 판매도 순조롭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PMI가 뉴욕 증시 상장사인 관계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체적인 판매량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액상 전자담배와는 차별화한 맛, 향과 담배 냄새가 없고 타르 등 유해성분이 적다는 홍보 효과가 알려지면서 담배를 줄여 보거나 끊는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흡연자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궐련 담배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KT&G도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을 끝내고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신제품 브랜드는 ‘릴(LIL)’이 후보로 올라 있다.

4 다른 나라 출시는

각 나라에서 시판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는 크게 3종류다. 아이코스와 글로, 일본 담배산업(JT)의 ‘플룸테크’ 등이 대표적인 궐련형 전자담배에 속한다. 아이코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25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글로도 지난해 일본 센다이(仙臺)에서 선보인 후 도쿄(東京), 미야기(宮城), 오사카(大阪)까지 판매가 확대됐다.

5 유해성 대폭 줄였다는데

한국필립모리스는 PMI의 연구 결과, 아이코스의 증기가 과학적 연구 용도인 세계보건기구의 표준담배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비교해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해로운 물질이 평균 9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니코틴을 전달하면서도 담배 연기보다 독성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1주간의 임상연구 2건과 3개월간의 임상연구 2건을 진행한 결과, 아이코스로 완전히 갈아탄 성인 흡연자의 경우 15개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위험이 전혀 없거나 해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금연을 할 수 없는 성인 흡연자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BAT코리아도 기존 연소 담배와 견줘 냄새가 적고 재가 없어 비흡연자까지 고려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담배보다 15개 발암 유해물질의 성분이 90~95%가량 적다고 강조했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의 주원인이 니코틴이 아닌 연소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기 때문에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하기만 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보다 유해성이 덜하다는 의미다. 일반 궐련 담배보다 낮은 온도에서 가열하기 때문에 간접흡연의 주원인인 부류연(필터를 통과하지 않고 나오는 담배 연기)을 만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6 전문가 견해는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해성이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 몸에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서홍관(국립암센터 교수)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연소라는 것이 발암물질을 늘리는 데 작용하는 만큼 이론적으로 유해성이 줄 수는 있다”며 “그러나 아주 크게 줄어드는 건 아니므로 안전하지 않아 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마치 독약을 마시는데 물에 타서 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며 “담배를 끊지 않고는 유해물질을 줄여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인체 유해성이 줄었다는 주장도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업체 측에서 진행한 연구인 만큼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선필호 국가금연지원센터 금연기획팀장은 “최근 미국의학협회지 ‘내과학’에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일반담배와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와 조만간 논문을 발표한다고 소개된 바 있다”며 “유해성이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담배제조업체에서 진행한 연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7 당국의 유해성 검사 방침

현재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배의 유해성이 덜하니 세금도 덜 매겨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어 과연 담배제조회사의 주장대로 유해성이 덜한지 검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에서 집중적으로 검사할 부분은 중독물질인 니코틴과 발암물질인 타르 등 2개의 유해물질이 아이코스 흡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다. 담배회사의 연구가 타르 함량이 높은 담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낮게 나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이 부분에 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시험방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업체로부터 넘겨받아 평가 후 타당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유해성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배회사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지만 신종 담배에 관한 국제적 연구나 합의 표준이 없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연내에는 발표가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정부의 위해성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여전히 발암물질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범위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8 과세가 추진되고 있는데

현재 일반 궐련형 담배는 20개비 1갑당 1007원의 담배소비세, 841원의 건강증진부담금, 443원의 지방교육세, 594원의 개별소비세, 433원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과세 기준이 없었고 올해 초에야 담배소비세와 건강증진부담금 과세기준을 만들어 1갑(6g)당 각각 528원, 438원을 부과키로 했다. 개별소비세의 경우 파이프 담배 수준으로 1갑당 126원만 붙고 있다. 이는 궐련형 담배 개별소비세의 21%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과세형평 논란과 함께 판매에 따른 인기가 세수감소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불거지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2일 조세조정소위원회를 열어 1갑당 594원으로 궐련 담배와 동일하게 인상하는 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가 오는 28일 재논의키로 보류한 상태다. 원안대로 법사위를 거쳐 9월 정기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이 4300원에서 최대 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담배소비세 역시 궐련형 담배처럼 1007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9 업계 입장과 소비자 반응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담뱃세 인상이 가시화하자 궐련형 전자담배를 흡입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두자며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 다시 일반 궐련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외국 담배 업계는 ‘중과세’ 결정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개별소비세에 이어 국회, 정부 계획대로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증세까지 이뤄진다면 제조원가와 약 40%의 수입 관세 부담을 고려할 때 소비자 판매가의 대폭적인 인상 없이 아이코스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가 늘수록 세수 감소를 초래하고 외국계 담배회사의 수익만 늘려주기 때문에 신속히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아이코스의 경우 국내 시장의 6%를 점유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약 3770억 원의 세수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과세 기준이 정비도 되기 전에 일부러 출시를 강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율을 낮추는 것보다 외국계 담배회사의 매출, 수익만 높여 배만 불리고 배당금 명목으로 다시 순이익이 빠져나가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 해외의 세제 적용 사례

아이코스에 대해 가장 먼저 일반 담배와 같은 세율을 적용한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현지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 이스라엘 보건장관은 담배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아이코스에 대해 기존 담배와 동등한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코스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는 ‘파이프 담배’로 분류돼 잎담배 1g당 종이 궐련 담배 1개비와 같은 12.2엔의 세금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종이 궐련 담배 20개비들이 1갑에 약 244.9엔의 세금이 붙는 것과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는 1개비당 포함된 잎담배의 양에 따라 1갑당 34.3~206엔의 세금이 각각 차등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아직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승인이 나지 않아 관련 세율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민종·이용권·박준희 기자 horizon@
e-mail 이민종 기자 / 사회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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