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의당 ‘與 코드 사법부’ 제동 움직임 주목한다

한명숙 전 총리 ‘출소’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억울한 옥살이’ 등으로 주장하면서 사법부 코드화(化) 우려가 커졌다. 사법 판단이 내 편에 유리하면 ‘정의’, 불리하면 ‘적폐’라는 위험한 발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국민의당이 제동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사법부 한풀이” “사법개혁 아닌 사법 장악시도”라고 비판했고, 이용호 정책위 의장은 24일 “김 후보자를 앉혀 놓고 코드를 맞춰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120석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107석)과 바른정당(20석)은 이미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40석의 국민의당이 반대하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부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사법부는 정치적 균형 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앞서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을 이미 임명했고, 임기 중 나머지 11명 가운데 10명을 지명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이미 김이수 재판관을 소장으로, 이유정 변호사를 새 재판관 후보로 지명했다. 임기 중에 9명의 재판관 가운데 7명이 교체될 예정인데, 문 대통령이 2명을 지명한다. 또 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이 2명을 지명하고, 국회 몫인 3명 가운데서도 2명이 여당 또는 여야 합의에 의해 지명된다. 사실상 대통령과 여권이 사법부 인사를 ‘싹슬이’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마쳤더라면 ‘사법부 임명권 분산’이 이뤄졌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지명한 인물들은 대부분 ‘진보적’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인사도 그런 기조라면 사법부 전체가 급속히 좌편향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사법부 균형과 법적 안정성을 위해 국민의당 움직임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