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6.21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8일(月)
‘관료의 영혼’과 코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진선 논설위원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가 말한 ‘영혼 없는 관료’는 요즘 우리 사회의 용법과 다르다. 그는 정부나 기업 같은 대규모 조직이 복잡한 업무들을 합리적·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이상적 모형으로 관료제를 제시했다. 핵심 요소인 분업화, 계급제, 비인간적 규칙은 관료의 사적 감정을 배제해 행정 업무를 ‘비(非)개인화’함으로써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였다. 비인간적 규칙은 오늘의 법률, 명령, 규칙은 물론 사회 통념까지 아우른다. 인치(人治) 아닌 법치(法治)와 정치적 중립까지 포괄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직언은커녕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청와대나 조직의 장이 시키는 대로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을 지칭하는 데 쓴다. 정권 교체기마다 영혼 없는 공무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더 높고 광범위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신임 부장·차장 검사의 전입신고 자리에서 “상사는 후배의 말을 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아랫사람이 진언한 적이 있는지도 보겠다”고 했다. 조직 내 의사소통을 활발히 함으로써 국정농단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자성(自省)이겠지만, 상명하복 질서가 엄격한 검찰에서 그런 소리가 나왔다는 것은 의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정부 부처의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 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 수반의 당부는 정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법원장 후보인 김명수 전 춘천지법원장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김 후보는 지난 2월 춘천지법의 사무 분담을 판사들끼리 토론해서 정하도록 했다. 이는 수직적 사법행정을 개혁하려는 ‘실험’으로 평가받는다.

박근혜 정부의 몰락은 반면교사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간 뒤 갈수록 일방통행식 지시가 많아졌고, 불통과 아집이 심해졌다. 문 정부는 관료제의 핵심은 법치와 정치적 중립임을 새겨야 한다. 아울러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노태강 전 체육국장(현 제2차관)처럼 직언을 하고 소신을 지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관료의 영혼이 코드 맞추기가 되는 ‘내로남불’로 치달으면 5년 뒤엔 또 흑역사가 반복될지 모른다.
[ 많이 본 기사 ]
▶ 새벽 아파트 12층서 떨어진 아내…신고한 남편은 잠적
▶ 김정은 “날 제거하고 싶다고?” 폼페이오 “여전히 그렇다”
▶ 변종 노래방 ‘뮤비방’ 학교 주변서 성업
▶ 개그맨 김태호 군산 화재로 사망…뒤늦게 알려져
▶ 실종 여고생, 친구에게 “나에게 일 생기면 신고해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추락 여성 중태, 경찰 “남편 소재 파악 중” 부인이 아파트에서 추락했다고 신고한 30대 남성이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잠적해 경찰이 뒤를..
mark헤어진 여친 집 침입 3차례 성폭행 20대 ‘집행유예’
mark‘盧정부 靑출신’은 승진 우선순위?… 檢내부 ‘뒤숭숭’
콧물 닦고 콜록콜록…멕시코, 집단 감기 증세
실종 여고생, 친구에게 “나에게 일 생기면 신고해줘..
김정은 “날 제거하고 싶다고?” 폼페이오 “여전히 그..
line
special news 개그맨 김태호 군산 화재로 사망…뒤늦게 알려져
개그맨 김태호(본명 김광현)가 전북 군산 주점 방화 사건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51세. ..

line
‘선방 쇼’ 조현우, 집에서는 편지쓰는 ‘사랑꾼’
서청원 ‘한국당 탈당’ 선언… 중진들 ‘2선후퇴’ 불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왜 공지영 작가를 고소했나..
photo_news
조재현측, 재일교포 여배우 미투에 “화장실 성..
photo_news
“남자누드는 안돼”…인스타그램 계정 정지에 ..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중요한 일은 태종에게 묻고 결정… 孝道 하고 政治 배우고 ‘일..
[인터넷 유머]
mark새로운 연구 mark사오정의 딸
topnew_title
number 변종 노래방 ‘뮤비방’ 학교 주변서 성업
‘독기’ 품은 독일 “남은 경기 결승전처럼 뛰겠..
가상화폐거래소 해킹피해 1천억원 육박…줄..
영화감독들은 왜 신인 여배우를 주연으로 세..
‘週52시간 위반’ 처벌 6개월 유예
hot_photo
김성령,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심..
hot_photo
‘2018년 대형신인’ 민서
hot_photo
미국 래퍼 지미 워포 총격으로 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