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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30일(水)
조동진의 ‘마지막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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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가수 조동진의 부음을 접한 28일 밤, 서재 한편에 켜켜이 쌓아뒀던 낡은 LP판들 중 그의 음반을 꺼냈다. 1979년에 나온 ‘조동진 1집’이다. ‘행복한 사람’ ‘작은 배’ 등 대학생 때 수없이 읊조렸던 노래 제목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표지 일부는 닳아서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표지 한쪽에 그려진 그의 얼굴 그림은 선명했다. 50대 후반∼60대 초반 중장년층 중에는 학생 시절 ‘조동진 마니아’가 적잖았다. ‘현자(賢者)시인’인 그는 관조적 가사와 감성적 선율, 그윽한 목소리로 유신독재에 찌든 젊은이들을 “걱정 말라”며 위로했다.

‘포크’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늘 유별났다. ‘통기타 포크’ 전성기였던 1970년대 김민기로 대표되는 포크 가수들은 주로 사회 참여적·저항적 냄새가 짙은 노래를 불렀다. 반면 그는 서정적·낭만적 음악만 고집했다. 송창식, 이장희 등 동료들은 20대 초반에 데뷔했다. 그는 작곡에 전념하다가 30대 초반에 가수앨범을 냈다. 무대도 주류는 포크 음악의 산실 쎄시봉이나 오비스 캐빈이었다. 그는 스튜디오 안에서 실력을 다지면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했다. 38년간 낸 앨범이 6장에 불과한 과작(寡作) 가수이기도 하다. 과묵한 ‘은둔 가객’답게 변변한 에피소드도 없다. 그의 한 지인 글에서 한 토막을 찾아냈다. ‘1980년대 초 그의 노래들이 대학가에서 소리 소문 없이 유행했을 때 그가 한 라디오 프로에 초대됐다. 진행자 질문에 그가 한 답변이라고는 “예” “글쎄요”가 전부였다. 계속된 질문에도 그런 식이었다. 이후 그를 불러주는 방송사는 없었다’.

그에게도 가요심의 불합격 판정 곡이 있다. 처음 만든 ‘마지막 노래’다. “지나치게 종말적”이라는 게 이유였다. 가사를 두세 군데 고치고 곡명도 ‘다시 부르는 노래’로 바꾼 뒤에야 재심의를 통과했다. ‘서러워 말아요/꽃잎이 지는 것을/그 향기 하늘 아래 끝없이 흐를 텐데/그 향기 하늘 아래 끝없이 흐를 텐데/부르지 말아요/마지막 노래는/마지막 그 순간은 또다시 시작인데/마지막 그 순간은 또다시 시작인데’.

‘여름은 벌써 가 버렸나/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그의 음악은 가을에 울림이 더 크다. 그 초입인 오늘 그가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오늘은 일찍 귀가해 이제 더는 라이브로 감상할 수 없는 그의 ‘마지막’노래들을 여한 없이 들어야겠다. 그의 ‘또다시 시작’을 응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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