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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1일(金)
‘서울’은 없고 ‘대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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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권 전국부장

내년 6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려는 거물급 정치인만 10명이 넘는다. 10개월이나 남은 서울시장 선거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는 것은 2018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가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5년 주기의 대선과 4년 주기의 지방선거는 20년 단위로 같은 해에 치러진다. 2022년 3월에는 대선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내년에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4년 후인 2022년 정치적 공백기 없이 ‘지방 대통령’이라는 현역 프리미엄을 이용해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세평에 오르내리는 후보들을 보면 서울의 미래상을 고민하기보다 대선 유불리만 따지고 있는 것 같다. 정책은 리더가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석 때쯤 3선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앙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중도 포기한 박 시장은 3선 시장이 대선에 유리할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통해 중앙정치에 진출하는 것이 나을지 여전히 결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재선거가 유력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선거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박영선, 이인영, 민병두 의원 등도 서울시장 자리를 이용해 ‘포스트 문재인’을 꿈꾸고 있다. 소속 국회의원 절반 이상의 반대와 지난 대선 때 당이 제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이 조작으로 밝혀져 비판 여론이 비등했음에도 당 대표 경선에 나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권 지름길인 서울시장 선거를 모른 척 넘어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보수층 후보들은 대박론을 노리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서 무너진 보수층을 재건하고,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단박에 문 대통령의 대항마이자 보수층 리더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으로 승리 가능성이 작지만, 진보층보다 보수층에서 더 많은 후보가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자유한국당)·김용태(바른정당) 의원, 홍정욱 전 의원뿐 아니라 홍준표 대표,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 차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행복도시 운동을 펼치는 콜롬비아의 엔리케 페날로사 보고타 시장은 시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만큼 부유한 생활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이 더 행복해지도록 도시를 바꿀 수는 있다.”(‘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미디어 윌)

20세기 후반 최악의 도시로 꼽혔던 보고타와 한 해 13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찾는 최첨단도시 서울은 다르다. 서울 시민은 미국인만큼 부유해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은 없고, ‘대선’만 생각하는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선 안 된다. 그런 후보가 당선되면 4년 내내 대선용 포퓰리즘 정책만 내놓을 것이 뻔하다.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를 고민하고, 좋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며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통난을 해결하는 정책을 생각하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서울시장을 대권 도약대 정도로 생각한다면 이는 서울과 서울 시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죽이는 일이다. ybk@
e-mail 유병권 기자 / 전국부 / 부장 유병권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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