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사부재리 원칙’에 발목 잡힌 親朴 청산

이미 한차례 내부 징계 내려
“朴 출당보다 더욱 복잡해져”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친박(친박근혜)계 청산 문제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박근혜 출당’에는 어느 정도 의견이 모였지만 친박 청산에 대해서는 일사부재리 원칙이 발목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핵심 인사들에 대해 이미 한 차례 내부 징계가 내려졌던 만큼 다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가 부상하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일 한국당에 따르면 혁신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당적 정리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박 청산과 관련해서는 일부 위원이 이미 판결이 내려진 범죄 사건에 대해서 다시 죄를 묻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앞서 인명진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올해 초 당내 계파 분열 조장과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의 책임을 물어 친박계 핵심 인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3년을, 윤상현 의원에게 1년 정지 처분을 각각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9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대표가 이들에 대한 징계를 풀어줬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혁신위에서 진행 중인 친박 청산 논의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한 혁신위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위원 몇 명이 친박 청산이 자칫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현재 그 내용을 포함해 다양한 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친박 청산 문제가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출당보다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혁신위 관계자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친박 의원 몇이 당시 징계를 받긴 했으나 정치적 책임을 제대로 진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았다”고 밝혔다. 다만 혁신위는 논쟁이 길어질수록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다음 주까지는 박 전 대통령 출당 및 친박 청산 문제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