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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6일(水)
(1203) 58장 연방대통령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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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람은 없어.”

이성갑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지만 눈빛은 강했다. 눈은 웃지 않았다. 한시티의 카페 안, 지금 이성갑은 김유미와 칸막이가 된 방 안에 앉아 TV를 보는 중이다. 오후 3시 반, 김유미는 다시 한시티로 날아왔다. 공항에서 바로 약속장소인 이곳에 왔기 때문에 옆에 커다란 가방이 놓여 있다. 심호흡을 한 이성갑이 말을 이었다.

“맞춰 가는 거야. 조금씩 서로 양보를 하면서 말야. 그럼 양쪽이 만족하게 돼. 그것을 타협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적응이라는 표현이 맞아.”

김유미는 우선 이성갑의 말이 길어진 것에 놀란다. 전에는 이렇게 길게 말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눈을 똑바로 뜨고 상대방을 주시하면서 말하는 것도 달라졌다. 다른 사람 같다.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슴이 뛴다. 이 남자를 잡고 싶다. 그래서 또 온 것이지만 만날수록 안달이 난다. 약속을 받고 싶다. 그때 이성갑이 불쑥 물었다.

“너, 서동수 대통령이 무슨 성명을 발표할 것 같으냐?”

“응?”

정신을 차린 김유미가 이성갑을 보았다. 이제 곧 TV에서는 서동수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TV를 켜놓고 음소거를 한 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글쎄.”

잠깐 망설였던 김유미가 입을 열었다.

“사과 성명이라고 예고했잖아? 유미 사건은 자작극이라는 소문이 있어. 그걸 사과하려는 것 같아.”

건성으로 대답한 김유미가 이성갑에게 물었다. 예의상 물어보는 표정이다.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내 생각도 같아.”

커피잔을 든 이성갑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진심을 보여줄 거야.”

김유미가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을 때 TV 화면에 서동수가 등장했다. 이성갑이 곧 리모컨으로 음소거를 해제하자 해설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서 대통령이 회견장에 입장했습니다. 저커장 총리의 성명 발표 후에 한국 정치권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습니다. 세계 언론은 그것을 ‘베이징의 폭격’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숨을 돌린 해설자가 말을 잇는다. 그 사이에 서동수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 의회는 서 대통령의 탄핵을 중지했습니다. 아예 없던 일로 해버린 것입니다. 발기인 62명은 물론, 탄핵에 찬성할 예정이었던 198명은 대부분 잠적,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베이징의 폭격’을 받은 것입니다. 자, 서 대통령의 성명서 발표가 시작됩니다.”

그 사이에 연단으로 다가간 서동수의 얼굴이 정면으로 비춰졌다. 조금 굳은 표정이다. 서동수와 시선을 마주친 이성갑은 심장이 갑자기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눈에 열이 올랐고 입안이 건조해졌다. 그때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저는 유미에게 녹음을 시킨 다음 그것을 퍼뜨리라고 했습니다. 모두 제가 만든 자작극입니다.”

이성갑은 숨을 죽였고 김유미도 몸을 굳히고 있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새 시대는 새 인물이 시작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유라시아 연방의 토대를 만드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끝내려고 했는데 방법이 졸렬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연단에서 비켜난 서동수가 허리를 90도로 꺾고 절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벌을 받겠습니다. 심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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