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 변호사 허가 논란

출소 뒤 변호사 재등록 신청
서울변회 “직업선택 자유”
“변호사법 5조와 배치” 지적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1년 넘게 복역한 뒤 지난 5월 출소한 백종건(32) 씨의 변호사 재등록 신고를 허가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실형을 살다 나온 첫 사법연수원 출신 법조인이다. 서울변협이 헌법에 보장된 직업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걸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백 변호사에 대한 재등록 신고 허가는 현행 변호사법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5일 백 씨의 변호사 등록 신청에 대해 회장 직권으로 ‘적격’ 의견을 소명한 서류를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백 씨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이듬해 사법시험 합격자 중 첫 병역거부자가 됐다. 지난해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6월을 확정받아 수감생활을 한 뒤 올해 5월 말 출소했으나, 변호사법 제5조에 따라 그의 변호사 등록은 취소됐다. 서울변회는 백 씨의 변호사 등록 허가 결정과 함께 변호사 결격사유를 규정한 변호사법 제5조에 대한 위헌심사형 헌법소원 제기도 검토 중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법행위를 저질렀는지 구분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한변협이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백 씨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해도 법적 논란은 남는다. 변호사법 제5조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에게 변호사 결격사유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현재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병역법상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병역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유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1·2심에서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10명에 이르는 등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기류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