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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인구 기자의 컬처 톡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6일(水)
나훈아, 서태지, 신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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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콘서트 티켓 10분 만에 매진, 서태지 공연엔 3만5000명 환호….

‘가요계의 황제’ 나훈아와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컴백으로 요즘 대중음악계가 뜨겁습니다. 나훈아는 50여 년간 최정상을 지킨 살아 있는 전설로서, 서태지는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꾼 혁명가로서 세대를 초월하는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그중에서도 두 사람은 신비주의라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카리스마와 비밀스러운 사생활이 비슷하죠.

사실 신비주의는 부정적 의미로 자주 쓰입니다. 종종 과도한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돼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신비주의에는 단순히 미워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 있습니다.

1966년 데뷔한 나훈아는 1970∼1980년대 남진과 라이벌 관계를 이루며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톱스타 김지미와 결혼했던 적도 있고요. 각종 스캔들에 연루돼 이름값을 톡톡히 치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로는 노출을 삼갔습니다. TV 방송 대신 1년에 몇 차례 자신의 콘서트를 통해 존재감을 입증했습니다. 이런 고집은 자연스럽게 신비주의를 낳았습니다. 1992년 ‘난 알아요’로 혜성처럼 등장한 서태지는 대중음악에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1990년대 말 아이돌 그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서태지라는 토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배우 이지아와의 비밀 이혼 소송은 얼마나 충격적이었습니까.

이런 신비주의에도 불구하고 나훈아와 서태지가 부정적 이미지를 넘어 최고의 뮤지션으로 박수받는 이유는 두 가지일 것 같습니다.

하나는 준비된 ‘원맨 프로덕션’ 실력입니다. 나훈아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600여 곡 가운데 800여 곡을 직접 작사·작곡했습니다. 음향과 조명 등 공연에 관해 철두철미하기로도 유명합니다. 서태지 역시 철저한 ‘1인 체제’를 보여줍니다. 작사·작곡은 물론 연주, 프로듀싱 등 모든 것을 총괄합니다.

다른 하나는 신세대 못지않은 ‘디지털 마인드’죠. 나훈아는 이번 앨범을 음원 형태로 미리 발표한 후 USB에 담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뮤직비디오도 올렸습니다. 아이돌 그룹 뺨치는 방식입니다. 서태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초창기부터 운영 중인 자신의 홈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SNS를 총동원해 팬과 소통합니다. 언론에는 다소 불친절해도 팬에 대한 서비스만큼은 최고죠.

높은 프로 정신과 예술가적 완벽주의에서 비롯된 신비주의라면 설령 그가 대중 연예인이라도 예외가 있어야 할 듯합니다. 회피나 변명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의 자존심과 자부심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닐 겁니다.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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