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2.19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데스크시각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6일(水)
‘AI 스님’시대의 창조과학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엄주엽 문화부 선임기자

지난달 일본에서 인공지능(AI)이 장착된 ‘스님 로봇’이 등장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페퍼’에 승복을 입혀 사찰의 장례의식을 집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람의 감정을 인지해 응대할 수 있는 센서와 학습능력을 지녔다. 장례식장에서 유골함을 제단에 올리고 독경과 염불을 하며 유가족들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게 돕는다. 일본은 단가제도(壇家制度)라는 사찰 장례의 전통이 있다. 높은 장례비용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나 1인 가구에 부담이 컸다. 초고령화로 ‘임종 산업’이 뜨는 일본에 AI 스님이 등장한 배경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北京)의 용천사라는 사찰에 법명이 센얼(賢二)인 로봇 스님이 등장했다. 언론들은 ‘AI와 종교의 만남’이라고 보도했다. 센얼 스님은 불경을 외울 뿐만 아니라 간단한 법문도 한다. 1억 명 이상이 이용하는 검색엔진 서우거우(搜狗)가 로봇의 개발을 지원했다. 일본과 중국의 로봇 스님은 새로운 과학기술과 산업, 문화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종교와 과학이 자연스레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神)을 상정하지 않는 불교가 다른 종교보다 첨단과학의 수용이 빠르다지만, 프로테스탄티즘의 본고장 독일에서는 올 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로봇 목사가 만들어졌다. 블레스유2(BlessU-2)라는 이름의 로봇 목사는 로봇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자극하기 위해 제작됐다. 유대교의 로봇 랍비도 나왔다.

인간의 가장 실존적인 영역인 종교와 성직마저 AI가 넘본다고 봐야 할까. 알파고-이세돌의 ‘세기의 대결’ 이후 기독교와 불교 등 국내 종교들은 AI 시대를 주제로 많은 논의의 장을 펼쳤다. 성직자·신학자와 과학자들이 참여한 논의들은 AI 시대에 닥칠 새로운 윤리와 신앙의 조건, AI의 발전이 어떻게 진행해야 인간과 사회에 도움이 될까 하는 문제들을 다뤘다. 종교와 과학이 머리를 맞댄 신학적·철학적 논의들은 종교는 물론 4차 산업에 인문적 자산으로 직접 기여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단적으로 서구에선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법한 AI 첨단기술의 활용이 이런 인문적 논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법적·제도적 정비를 기다리는 ‘지체 현상’이 나타난다. 종교와 과학의 ‘정상적인’ 만남은 AI가 주도할 4차 산업혁명기에 더 중요해졌다.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창조과학’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드러나며 논란이 이어졌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입증하려 드는 창조과학은 종교와 과학의 정상적인 만남이 아니다. 흔히 열성인자를 낳는, 근본주의자들의 동종교배에 가깝다. 이미 기독교 주류 신학은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기에서 종교적 의미를 찾는다. 창조과학의 본토인 미국에서도 수많은 과학자와 인문학자, 신학자들이 이 문제를 신앙의 문제가 아닌 반지성주의의 문제로 비판하며, 특히 학교 교육을 둘러싸고 오랜 싸움을 벌여왔다. 미래의 종교와 과학 모두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과학계와 거점 대학에 알기보다 훨씬 폭넓게 창조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건 숙고해 볼 일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과학교육의 문제부터, 그 원인과 현황을 정부나 과학계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jyeob@
e-mail 엄주엽 기자 / 문화부 / 부장 엄주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이윤택 “성관계 있었지만 성폭행 인정 못해”
▶ 대책 없이 미적대다 禍키운 정부… ‘한국號 위기설’ 급부상
▶ 기무사 부대장에 군무원 임명…창설이래 처음
▶ 서울 부모 10명중 6명 “자녀가 전문직 가졌으면”
▶ “트럼프, 아이 17명 죽음조차 이용한 사이코패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성폭행은 없었다…법적절차로 사실 밝혀야” “18년간 관행적으로 이뤄진 일”“연희단거리패 단원들 항의했으나 (재발 방지) 약속 못지켜..
ㄴ 폭력적 위계구조 드러낸 ‘문화권력 민낯’… 이게 끝이 아니다
ㄴ 이윤택 성폭력 파문 확산…성추행 이어 성폭행 폭로도 나와
빌딩 관리인 외장하드, 다스 실소유주 수사 열쇠 되..
[속보] ‘아! 0.01초’ 차민규, 빙속 남자 500m 은메..
쇼트트랙 김아랑, 노란 리본 눈길… 일베는 IOC에..
line
special news 스노보드 해설 박재민 “일주일 새 4㎏ 빠졌지만 ..
“하루 3시간 자면서 선수 분석국제심판공부 꾸준히 해볼것”“1주일간 4㎏ 빠졌지만 뿌듯해요.”배우 박재민..

line
대책 없이 미적대다 禍키운 정부… ‘한국號 위기설..
‘성폭력신고 도운 여경’ 허위 여론보고서 진상조사
기무사 부대장에 군무원 임명…창설이래 처음
photo_news
‘개고기 반대’ 치고 받고… 美동물단체 ‘평창 보..
photo_news
손짓·말 한마디에도 “꺅∼”… 시민들 ‘스타앓이..
line
[역사 속 ‘사랑과 운명’]
illust
머리카락으로 미투리 엮어 남편 棺에… 죽어서도 이어진 애틋..
[인터넷 유머]
mark천국에서는… mark일곱 번 졸도한 사나이
topnew_title
number 이슬람 최고성전서 보드게임 즐긴 ‘대담한 여..
술고래 여대생… 10명중 3명 ‘1회 10잔이상 ..
무늬만 ‘생존수영’…年 6시간 강습에 정작 ‘생..
서울 부모 10명중 6명 “자녀가 전문직 가졌으..
“캐나다서 탈북자 150명 위장 난민 신청으로..
hot_photo
앞니 3개 부러졌지만… 오현호 “..
hot_photo
“앗! 내 옷”… 연기 중 상의 후크..
hot_photo
‘흥유라네’ 아이스댄스 연습에 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