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된 이통 3社 CEO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효성(앞줄 왼쪽) 방송통신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모 음식점에서 권영수 LG 유플러스 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박정호(뒷줄 왼쪽)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 두번째)이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과기정통부 장관과 회동이어
방통위원장까지 현장 간담회
애로사항 청취 의제 잡혔지만
요금인하·상생요청 압박 직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정부로부터 전방위적인 통신비 인하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어 방송통신위원장까지 6일 현장 간담회를 열며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통신비 인하 협조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조정 고시 개정을 놓고 행정소송 등 대응에 고심하다가 정부 방침에 따르기로 태도를 바꾼 이통사들은 10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법 개정 후 시행될 분리공시제, 보편적 요금제 등 향후 시장 지각변동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모 음식점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CEO와 첫 상견례 성격의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식의제는 ‘제4기 방통위 정책 방향 설명 및 이동통신 시장 애로사항 청취’로 잡혔다. 그러나 사실상 통신업계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방통위가 나서서 이른바 ‘갑(甲)’인 이통3사에 ‘을(乙)’인 알뜰폰·중소 유통점 등과의 상생을 요구하는 불편한 자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로 인해 과거 아이폰 대란 때와 같이 통신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소모적인 마케팅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이용자 편익을 강화하기 위한 요금 및 서비스 경쟁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이통 3사 CEO들에게 올해 안으로 도입할 예정인 ‘통신서비스 분쟁조정제도’ 협조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으로 통신이용자보호원 설립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대형 통신사에게 가해지는 압박 강도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이동통신 3사는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단통법 위반 여부를 놓고 방통위가 조사 중인 상황에서 시점 상 압박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