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공세적·선제적 北核 대응 방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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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희 고려대 교수 북한학

북한의 6차 핵실험 성공은 핵무장의 완성을 대내외에 선포함과 동시에 핵전자기파(EMP)탄 보유와 수소탄 개발을 공식화한 중대 사건이다. 이제 북한은 한·미가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수소탄 탑재를 향해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을 것이다. 그만큼 한반도 안보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김정은의 심리 구조다. 다소 유연했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조국통일’의 영웅이 되려는 과대망상증 환자 같다. 과도한 ‘통일 대전’ 집착, 국내 종북세력이 요청할 경우 대남 침공을 명문화한 전시 세칙(細則) 개정, 새로운 핵 배합 군사전략의 창설 등에서 보듯 그의 전쟁 야망은 끝이 없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전 김정일이 언급한 “내가 남한 점령군 사령관으로 내려가, 2000만 명을 숙청하고 1000만 명이 이민 가면 남은 2000만 명과 북한 2000만 명으로 공산국가를 건설하겠다”는 3대 세습권력의 전통적 통일 유지(遺旨)를 액면 그대로 계승했다고 보면 된다.

고모부와 이복형의 잔인한 처형에서 보듯, 그는 극심한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어 포악함을 주체 못 하는 환자에 비견된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미·중 간 패권 관점에서 바라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북핵(北核)이 한반도로부터 시발되는 세계대전의 촉매가 될 것임을 경고하면서, 그 중심에 김정은이 있다고 갈파했다. 집권 후 6년간 보여준 그의 뛰어난 생존 능력과 강인함이 오히려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협을 느끼면 김정은은 “능히 핵 단추를 누를 것”이라는 태영호 전 공사의 판단과도 부합한다.

운명적으로 그와 머리를 맞대고 살아야 하는 우리는 어떻게 김정은의 무력통일 야망을 분쇄하고 대한민국의 안전과 안보를 지킬 것인가? 분명한 것은 그가 대화로 설득될 상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쟁 반대, 오로지 평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 역설적으로 영악한 김정은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악(惡)의 세력은 강력한 힘으로 응징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6차 핵실험 직후인 엊그제, 여당 대표가 “끝까지 대화를 추구하겠다”면서, 미·북 양측에 동시 특사 파견을 주장한 것은 시의에 맞지 않을 뿐 더러 정치 지도자로서의 도덕적 위상을 저버린 것이다.

최근 한·미 관계의 이상징후도 ‘대화냐 제재냐’의 강조점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화가 답이 아니다’며 대북 유화(appeasement)정책을 비판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대화에 대한 미련 속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드라이브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며 대증(對症) 요법으로 대응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자세를 일신해 공세적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이 특별선언을 통해 핵무장 ‘준비’를 천명하든지, 미국에 나토(NATO) 방식의 전술핵무기 공유(共有)를 공식 요청하든지, 핵EMP탄과 같은 가공할 무기를 고도 40~150㎞에서 요격할 수 있는 사드(THAAD)를 수도권 방어용으로 추가 구매하는 등의 구체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 아울러, 한·미 정상이 며칠 전 논의한 대로 우리 군의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위한 미국의 첨단 무기 및 기술 도입도 시급하다. 위기 국면에서 또 방심할 경우 총체적 국가 재앙으로 급반전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북핵 대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