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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8일(金)
北의 ‘核 EMP’ 공격 위협… 서울 100㎞ 상공서 10㏏ 核폭발 땐 반경 250㎞까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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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전승훈 기자 jeon@
전력회로·컴퓨터망·軍장비 ‘스톱’… 국가 중추신경 ‘마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다음 날인 지난 4일부터 노동신문은 ‘핵무기의 EMP(Electro Magnetic Pulse·전자기펄스) 위력’ 기사를 싣고 “핵무기 폭발력을 조절하며 핵 EMP 공격을 하겠다”며 한국과 미국을 노골적으로 위협해 오고 있다. 북한은 핵 전술 고도화 일환으로 핵 EMP 공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왔다. 핵 EMP 공격이 가해지면 자동차와 항공기 등 전기·전자기기가 치명적 손상을 입어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 북한의 의도와 핵 EMP 특성, 피해 유형, 방호대책 등을 살펴본다.

1 핵 EMP란

핵탄두가 고도 30㎞ 이상에서 ‘고고도 핵폭발(High Altitude Nuclear Detonation)’을 할 경우 X선과 함께 강력한 EMP가 발생한다. 이러한 ‘핵 EMP’는 해당 지역의 전력 회로망과 컴퓨터망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전자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전자파를 순식간에 분출한다. 그 파괴력은 수백㎞ 이상 떨어진 곳의 지하 케이블도 손상할 정도로 엄청나다. 일반적인 핵무기 저공폭발과 비교해 고고도 핵폭발은 핵 EMP 효과로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준다. 케이블과 전선 및 차폐물의 틈새를 통해 내부 전자기기로 진입하고, 입·출력 단자에 순간적인 고전압과 과전류를 발생시켜 전자기기를 영구히 손상시킨다.

2 피해 유형

핵 EMP는 현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사회의 핵심설비를 파괴하기 때문에 군사 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핵 EMP 피해 유형은 정보통신망·전자기기 피해와 전력·송전케이블 피해가 대표적이다. 또 전류로 가동하는 모든 전자기기와 부품들은 EMP에 의해 유입되는 강한 전류와 전압에 의한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현대 ICT 사회에서 나노 수준으로 회로 선폭이 미세화되고 활용 범위도 넓어진 초고집적 반도체들이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컴퓨터, 텔레비전, 라디오, 전화 등의 가전기기와 자동차, 항공기, 선박의 전자장치 및 항법장치 등도 피해를 당한다. 영구 파손으로 작동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신호 교란에 따른 오작동과 저장 데이터 유실 등 간접 피해도 상당하다. 발전소와 송전 케이블에 유입돼 광범위한 시스템 교란과 기기 파손이 일어날 수 있다. 장거리 송전망과 지상에 노출된 송전망들이 우선 피해를 보고, 지하 매설 송전망도 유입 전류량에 따라 피해를 받을 수 있다.

3 북한의 의도

핵 EMP는 북한이 핵전면전 작전계획(판가리전략)에 따라 탄두 소형화와 고체추진제(로켓) 개발 등 핵무기 고도화에 이어 핵 개발 마지막 단계로 개발해온 핵 전술이다. 미국 미사일 전문가인 핸리 쿠퍼 전 전략방위구상(SDI) 국장은 올해 6월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미국 의회 EMP위원회 조사를 통해 2004년 러시아의 EMP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EMP는 상대적으로 정확성의 부담이 적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정권은 첫 번째 공격수단으로서 직접적인 핵미사일보다는 핵 EMP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유사시 미군이 한반도에 전개하는 첨단 전시증원전력 타격에 초점을 맞춰 치밀한 핵 EMP 공격 시나리오를 작성, 숙달훈련을 하고 있다는 첩보도 나오고 있다.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 없고 정확도가 낮아도 무방하므로 낮은 성능의 미사일로 핵 EMP 공격을 할 수 있다. 고공 방어망이 취약한 우리에게 특히 위협적인 전술이다.

4 위력은

핵무기가 고도 30㎞ 이상에서 폭발할 경우 강력한 EMP가 발생해 인명과 전력망, 군 장비 등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원자력연구소는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 100㎞ 상공에서 10kt(1kt=TNT 1000t 폭발력)의 핵폭탄만 터져도 EMP로 인해 지상의 피해 반경은 250여㎞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전략연구실장은 “만약 북한이 충청도 상공에서 20kt급 핵 EMP탄을 터트리면 엄청난 전자기 쇼크가 수도권, 강원도, 충청도,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해 대부분 전압시설과 전자부품이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수소탄을 이용한 핵 EMP탄 공격을 언급한 것과 관련, “핵 전자기파 위력은 기본적으로 폭발 위력과 거의 선형으로 비례한다”며 “북한이 악의적으로 10㎞ 이상 상공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면 서울시 전역이 아니라 경기권 전체의 전자장비와 교통망을 강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의 중추신경이 마비돼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5 미국의 평가는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3월 29일 미 의회전문지 더 힐에 기고한 ‘북한이 어떻게 미국인의 90%를 죽일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 의회 EMP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위성 핵탄두 한 발이면 미국 국가전력망과 필수적인 핵심 기간시설들이 1년 이상 마비되면서 미국인 10명 중 9명이 기아와 사회 붕괴 때문에 죽는다”고 경고했다. EMP위원회는 앞서 2008년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정부에서 각각 고위 국가안보 책임자를 지낸 인사들은 2015년 2월과 3월에 분명히 북한을 고고도 EMP에 특화된 소형 핵무기를 위성을 통해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로 간주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EMP 공격을 물리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을 부활시키는 등 미사일방어체계를 대폭 강화할 것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주문했다.

6 고고도 핵폭발 의한 다른 피해

고고도 핵폭발 시 EMP 피해 외에도 폭발화구(火口)로 인해 인간의 안구 손상이 크게 늘어난다. 미국의 한 실험(77㎞ 상공· 3.8Mt(메가톤))에서 폭발 원점 550㎞ 밖 토끼가 안구에 화상을 입었다. 또 상공의 이온층 교란으로, 추적 레이더의 경우 20㎞ 범위에서 영향이 특히 커 일시적으로 기능이 정지할 수 있다. 1961년 10월 구소련이 6Mt의 고고도 핵폭발 실험을 했더니 미국 알래스카의 조기경보 레이더와 반경 4000㎞ 내의 장거리 고주파 통신이 하루 이상 단절됐다. 인공위성, 특히 저궤도 위성이 고고도 핵폭발 때 폭발 원점에 근접해 있거나, 파편구름 밀집지역을 통과할 때는 직접적인 방사선과 물리적 피해를 보게 된다. 방호가 잘 안 된 인공위성의 경우 100∼1000㎞ 범위에서 1Mt급 핵무기 폭발 시 SGEMP(핵 EMP가 전기·전자 장치에 들어가 내부 회로에 유도 전류를 발생시켜 회로를 파괴하는 현상)로 시스템에 손상을 줄 수 있다.

7 핵 EMP 공격 가상시나리오

정보당국이 탈북자 등을 통해 2013년 작성한 ‘조선인민군 작전개념 2013’의 핵 EMP 공격 전면전 가상시나리오에 따르면,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최고조에 달해 훈련 참가 첨단 무기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때를 골라 핵 EMP 공격을 감행한다. 이때 인민군 전력 중 EMP에 약한 전력을 후방으로 옮기고, EMP 영향이 적은 재래식 무기를 전방에 배치한다. 대남 공격 시 유리한 위치에 서고 후방에 배치해둔 EMP에 약한 전력들이 즉시 지원 공격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육·해군의 전력 중 EMP 공격에 약한 전력은 국가적 훈련을 명분으로 가능한 한 EMP 공격 영향권 밖으로 이동시켜 한미연합군이 특이 징후를 포착할 수 없도록 한다. 개전 전까지 기만전술을 최대한 이용해 핵 EMP 공격을 미사일 실험으로 오판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8 핵 EMP 공격 9단계

가상시나리오에 따르면 개전 순서는 9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미군 참가 전력이 몰린 상황에 맞춰 먼저 1.5∼10kt의 핵무기를 고고도에 올려 폭발시켜 핵 EMP를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한·미 양국 군의 첨단 무기와 지휘 체계를 마비시킨다. EMP 공격으로 한·미 양국 공군력을 무력화 또는 최소화한 상황에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 전력이 발포에 들어간다. 이후 제 2·4군단, 815기계화군단, 820기갑군단이 서울 점령을 목표로 남하한다. 서해5도는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해군육전대가 점령하며, AN-2기와 글라이더를 이용해 남한 전체에 특수전 병력을 투입, 후방을 교란하는 시나리오다.

9 핵 EMP 방어망

고고도 핵폭발 방어는 국가산업의 보존과 전쟁 승패를 결정할 핵심 사안이다. 고고도 핵폭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30∼80㎞ 고도와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는 80∼120㎞ 고도의 방어망을 확충해야 한다. 패트리엇(PAC)-3와 단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은 요격고도 20∼30㎞ 하층 방어용으로 요격이 불가능하다.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은 요격고도 40∼60㎞로 중고도 방어용이다. 경북 성주기지에 1개 포대를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40∼150㎞ 고도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방어를 위해 우리 돈으로 사드 1개 포대를 추가 도입하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드 배치는 주변국 반발이 아닌, 고고도 핵폭발의 실질적 피해와 이에 대한 방호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 지상설비 방호대책

우리나라는 대도시에 인구·산업 집중도가 높고 정보통신 인프라와 네트워크화가 상당해 핵 EMP 공격에 의한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따라서 핵 EMP 공격 시 피해 유형과 피해 범위 예측, 시설 방호 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국가적 대안과 핵심 시설에 대한 방호 조치를 증강할 필요가 있다. MF(중파), HF(단파), VHF(초단파) 대역을 사용하는 군용 전술통신과 장거리 레이더, 탄도미사일 방어용 탐색·추적 레이더 등에 대한 방호와 교란 극복 대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개발하는 저궤도 위성, 특히 군사용 위성의 물리적 방호를 강화하고 내부 전자기기 시스템에 대한 EMP와 X선, 감마(γ)선 방호도 강화해야 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새로 만든 군단사령부들 지휘벙커 대부분이 EMP 방호 능력이 전무하다”며 “방호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을 경우 레이더와 통신망 등 현대화된 군의 장비와 지휘 기능이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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