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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8일(金)
“北, 이미 ‘레드라인’ 넘어… 韓 ‘전술核 재배치’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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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욱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문화일보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었으며, 이제는 핵무기 보유국가인 북한과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며 “전술핵 배치든 무엇이든 핵 억지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신기욱美 스탠퍼드大 아태연구소장

“사실, 최근에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의 신기욱(56) 소장…, 북한의 핵미사일 해법을 놓고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작스러운 커밍아웃성 발언이 뇌피를 두껍게 자극했다. 원래 신 소장은 북한 문제에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 국내에서는 ‘대북 대화파’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달랐다. 그는 ‘조금’이라고 표현했지만, ‘상당히’ 달라진 시각을 표출했다.

지난 3일 이뤄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에서, 우리도 (독자적) 핵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할 때는 놀랍기까지 했다. 사실 대화파든 강경파든 북핵 문제의 해결을 염원하는 마음은 같다. 하지만 그 방법론적 경로의 간극은 우리 사회를 그동안 끝없는 분열과 혼란, 대립으로 내몰았다.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겸임교수인 신 소장은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진 지금은 이미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은 상황이고, 게임의 조건이 바뀐 만큼 생각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은 답변에 잠시 당혹감마저 일었다. 어찌 보면 그것들은 우리 사회가 가진 서로에 대한 오해와 반목이었는지도 모른다. 한국을 방문한 신 소장과 6일 오후 문화일보 5층 편집국 인터뷰실에서 만나 북핵 문제 조건 변화에 대한 귀납적 해법, 한국과 미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 등을 얘기했다. 대화는 미국에서 리퍼블리칸(공화당원)이나 데모크라트(민주당원) 모두 존경하는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재임 1861∼1865)으로 시작됐다.


―링컨은 1861년 섬터 요새(Fort Sumter)를 공격한 남부연방에 전쟁을 선포합니다. 만약 미국이 갈라지고 이후 한 나라가 핵무기로 위협하면 다른 나라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합니까.

“글쎄요. 남북전쟁 발발 원인과 전개에 대한 해석이 많은데, 링컨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당시 사회 경제적 환경과 조건 등을 일괄적으로 묶어 단순화하기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가정의 한계는 있지만 크게 외교적 해법 또는 군사적 수단 등이 있을 텐데.

“지금 한반도 상황을 말하는 듯한데,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핵화라든가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언급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근본적 기조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최근에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한국은 이제 중대한 결정을 할 시점이 됐습니다. 북한이 핵무장 굳히기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핵보유 국가는 기정사실이고, 현실을 인정하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북한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탄두 탑재 ICBM 실전 배치가 레드라인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미국의 시각이고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미 핵무기를 가진 순간 레드라인을 넘은 것입니다. 그것을 인정하기 싫으니까 자꾸 레드라인을 다시 멀리 긋게 되는 것이지요. 지난 20년 동안 대화도 하고 압박도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한반도에 핵이 없으면 가장 좋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떻게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 고민할 시점입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이상하게 여겼던 전술핵 재배치 주장도 지금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제 때가 됐다고 봅니다. 국회에서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나오는데, 북핵 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지금은 대북 제재와 압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제재와 압박으로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고통이 있어도 밀고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핵무기 보유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둘째,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에서 우리도 핵 억지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독자적 핵 억지력을 의미하나요?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지가 아닌….

“그렇지요. 워싱턴DC가 쑥대밭이 될지 모르는 북한의 핵 위협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우리를 끝까지 지켜줄 것인가의 문제지요. 전술핵 재배치도 있지만 핵추진 잠수함이든 전략자산 배치든 우리도 나름의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필요합니다. 북한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전쟁 중에도 대화 채널이 있는데 지금 북한하고는 어떤 대화 채널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앞으로 한동안 한반도 정세는 강대강 국면입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로 계속 나가고, 미국도 계속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군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지만 마지막에 국면전환 시점이 온다고 봅니다.”

―긴장이 최고조로 갈 때 대화의 문도 함께 열린다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전쟁 직전에 미국은 협상을 제안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래 상황을 설정해 움직여야 합니다. 협상 국면에서 우리의 자리와 공간이 어디인지를 생각하면서 지금의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바둑으로 치면 한 수,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착점을 해야 합니다. 당장의 수에 급급하면 전체 판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협상 국면에 대비해 대화 채널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정부는 당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하지요.”

―한반도는 미·중의 이해관계 교차점에 있습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의 보복이 더욱 심해질 터인데, 우리의 접근 방식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미·중 간 한국 샌드위치론이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런 가정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사드 배치와 보복만 보더라도 안보와 경제는 분리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샌드위치론은 미·중의 대등한 위치를 전제로 하는데, 우리 세대에서 중국은 미국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 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 즉 이중 동맹 관계입니다.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이고, 미·중 균형 주장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중국은 한국을 무시할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안보 현안에 대한 보수와 진보진영의 방법론 차이가 큰데.

“국가의 존망과 생존이 달린 문제에서 진보와 보수가 갈려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토론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사실 아직도 견해차가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사드 문제만 해도 중국의 지인들은 ‘한국의 국론이 분열되지 않았으면 중국도 저렇게까지는 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중국이 경제보복으로 밀어붙이면 한국 내부에서 사드 배치 반대론이 커질 것이고, 중국은 그런 상황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문재인 정부는 보수층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100% 일치단결된 목소리는 불가능합니다. 소위 종북좌파나 극좌 진영은 어떻게 얘기해도 납득하지 않을 것이고, 60∼70%의 중간지대를 모아 국론을 통일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9년 보수 정부를 무조건 잘못됐다고 몰고 가지 말고 ‘과거 20년 진보와 보수 정부 모두 북핵 폐기에 실패했다’는 사실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진보는 굿 캅(좋은 경찰), 보수는 배드 캅(나쁜 경찰) 역할을 하면서 힘을 모아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국가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시점입니다.”

―미국 주류사회의 인식이 궁금합니다. 군사적 옵션은 대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엄포인가요, 아니면 실제 작동 가능한 수단인가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의 압박과 관여는 중국을 압박해 제재 수위를 높여서 대화와 협상의 문을 열자는 것입니다. 미국 지식인들은 ‘드라마는 같고 액터(배우)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평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하는 방식이 다르고 더 위험성이 높기는 하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군사적 대응을 언급했습니다. 한국의 진보당과 보수당 진영식으로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을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 핵미사일의 조건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손을 떼는 주한미군 철수 상황은 현실성이 있다고 보나요. 예를 들어 ‘신 애치슨’ 라인의 선언 같은.

“미국은 국익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합니다. ‘한국이니 끝까지 한다’ 이런 방식은 없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전후 체제에서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을 축으로 동아시아 안보를 구축했는데, 한·미동맹도 한 부분을 맡고 있고, 주한미군 철수는 그 축이 무너지는 것인 만큼 쉽게 결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상황이 바뀌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면, 가능성은 낮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과거 필리핀에서도 군사를 뺐던 경험이 있습니다.”

―북한은 건국 이래 일관되게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매우 전략적입니다. 북한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북한의 외교관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심지어 북·미 수교를 체결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겉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만, 제 개인적 견해로는 반드시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주한미군이 있어야 남북 군사 충돌 가능성도 적어지고, 중국을 관리하기도 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북한 엘리트 외교관들이 많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이나 북한이나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만 속마음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경제문제로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를 지시했다가 북핵 문제로 다시 번복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미국의 의도가 무엇인지요.

“외국 파트너가 있지만 FTA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요한 국내 정치 사안입니다. 자신을 지지한 백인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해서 FTA 개정 협상이 필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면 모든 미국인이 아니라 적과 아군을 구분해, 자신의 지지층 40%가 중요합니다. 그들에게 약속한 사안이 FTA 개정협상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반드시 한·미 FTA 재협상을 밀고 나갈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정치가 중요합니다.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원칙이 아니라 거래 결과가 중요합니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한국은 FTA에서 일정 부분 양보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상징적으로라도 이익을 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산 무기 구입 등을 볼 때 양국 경제관계는 호혜적인 측면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주는 양보를 하면서 전술핵 재배치든 무엇이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도 있습니다.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양국의 상호 이익을 따지기는 해야겠지만 큰 방향에서 보면 FTA 개정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 이슈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지지자들에게 할 말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정상 간의 소통과 대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한국이 먼저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나온다면 한·미동맹과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테이블을 박차고 나와 ‘계약 파기’를 외칠 사람입니다. 한국에는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 외교는 얄미울 정도로 현실적인데,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일본은 어떤 모습입니까.

“사실 일본은 중국과 한국만 빼고 모두 좋아하는 나라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이익입니다. 경제문제만 보더라도 현재 일본은 일자리가 많아 사람이 필요하고, 한국은 일자리보다 사람이 넘쳐납니다. 일본은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문제를 한국보다 먼저 겪었습니다. 배울 부분이 있으면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기류가 흐릅니다. 양국이 협력해야 하는 사안이 많은데, 미래를 보지 못합니다. 한·일 위안부 협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 간 협정인 만큼 우리가 먼저 재협상을 하자고 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협상 주장을 한다면 국제적으로도 지지받기 어려울 겁니다. 비정부기구(NGO) 차원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근거가 없는 정부 차원의 재협상 요구는 국내 정치용으로 작동할 수는 있어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남길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하자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이나 프레임을 다르게 해서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위안부 협정 추가적 발전 조치’로 수사를 변경해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한국 진보진영에서는 과거 반미 운동권의 영향인지 미국을 전형적인 제국주의 국가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인식에서 나온 경험의 산물인데, 사실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라는 사실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을 대체해 제국주의를 표방한다면 세계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팍스 시니카(Pax Sinica·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 )보다는 낫지 않은가요. 미국은 세련된 제국주의를 운영합니다. 전 세계 곳곳에 미군을 배치하고 있지만 각종 국제기구를 만들어 논의체제를 구축하고 지원과 구호활동을 전개합니다. 미국 엘리트 계층 인사들을 만나 대화해 보면 ‘우리가 지구촌 사람들을 위해 세계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제국주의적 생각이지만 현실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지금 국력이 커지자 인도를 비롯해 주변국들과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차이나 파워를 믿고 작은 주변국들을 거칠게 대하고 있습니다. 동맹관계인 미국은 한국에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최근 주한 미국대사에 빅터 차 조지타운대 정치학과 교수가 내정됐는데.

“차 교수와는 개인적으로 친한데, 조금 견해가 다르기는 합니다. 하하. 차 교수는 보수 성향인데,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인물난을 겪고 있습니다. 차 교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실 근무 경험이 있고, 북핵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전문성이 뛰어납니다. 한국계로서 전반적으로 긍정적 측면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차 교수를 보수라고 하셨는데, 자신의 이념 성향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저는 중간에서 약간 대화 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만난 정치인이 ‘요즘 북한 6차 핵실험 상황에서 대화와 평화 얘기만 하면 이상하게 본다’고 하던데, 상당히 잘못된 시각입니다. 사실 궁극적 목표는 대화를 통한 평화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제재와 압박, 억지력을 가지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북한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파기 등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상실하지 않았습니까.

“김 위원장은 핵과 경제개발, 병진정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손에 쥔 핵무기를 토대로 경제발전에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은 핵무기 개발에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가에 이르렀습니다. 핵무기가 10개든, 20개든 이제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우리도 핵 억지력을 가져야 합니다. 핵 억지력을 갖게 되면 국민의 안보불안을 잠재울 수 있고,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압박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 친구(신기욱)가 변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상황이 달라졌으니 행동과 사고도 변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결국 북핵 문제는 협상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막다른 골목에 달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원유 공급 중단의 대북 추가 ㄷ제재를 추진 중입니다. 중국이 과연 동의할지 궁금합니다.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북한 전체가 마비됩니다. 중국은 절대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북한은 미국의 위협으로 핵개발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왜 우리에게 해결하라고 요구하느냐’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다만 상한제식으로 현재 북한으로 들어가는 연간 100만t 규모의 원유와 석유의 양을 줄일 수는 있겠지요. 지난주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중국 지린(吉林)성을 거쳤습니다. 창춘(長春)에서 열린 동북아 협력 고위급 포럼에 참석했는데, 제11회 동북아박람회도 함께 열렸습니다. 북한에서도 참석해 화장품과 고려인삼, 술 등을 판매하더군요. 북한은 철광석과 수산물 판매가 막히면서 일반교역을 통해 달러를 벌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 한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정책을 전개했지만 최근 북한 경제가 좋아졌다는 소리가 계속 흘러나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불행한 현실이지만 북한은 핵개발 프로그램이 최종 완성됐다고 판단하면, 즉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실전 배치가 이뤄지면 움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전에 북한은 철저하게 협상 요구를 무시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가 핵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압박과 제재에 따른 어떤 고통도 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대한의 고통을 안겨줘야 하겠지만, 현실적인 자세로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인터뷰 = 이제교 국제부장 jklee@munhwa.com
정리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mail 이제교 기자 / 국제부 / 부장 이제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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