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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8일(金)
야당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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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여당을 하다 야당이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우선 후원금이 크게 줄어든다. 올해 1∼5월 국회의원 후원금 모집 현황을 보면 상위 10명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아마 내년엔 야당 의원들은 10위 안에 찾아볼 수 없을지 모른다. 또 전화가 크게 줄어든다. 여당 의원일 때는 각종 청탁전화로 전화에 불이 나지만 야당이 되는 순간 통화량이 현격히 줄어든다. ‘끈 떨어진’ 것을 알기 때문에 민원 전화가 없어지는 것이다.

역으로 의원이 전화할 대상도 줄어든다. 여당 의원이면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 전화를 걸어 부탁할 수 있지만, 야당 의원은 잘못했다간 무시당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한 야당 의원은 “전화가 많을 때는 귀찮았는데 없으니까 자꾸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린다”고 토로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요즘 ‘야당 연습’에 한창이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계기로 국회 보이콧을 하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홍준표 대표는 6일 “우리가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야성(野性)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4년 반 동안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단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야당 연습은 땅바닥에 앉아서 하는 ‘연좌농성’과 ‘피케팅’ ‘구호 외치기’가 기본이다. 그러나 한국당 초재선은 여당 시절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아직 야당 체질이 되지 않았다. 농성하는데 스마트폰만 보고 구호 외칠 때 손 올라가는 것도 영 시원찮다. 기초단계가 끝나면 ‘고급 단계’인 몸싸움, 단식, 삭발도 해야 할 때가 있다. 가장 어려운 것이 단식인데 이정현 의원은 당 대표 시절 준비 없이 단식하다가 독소가 올라와 일주일도 안 돼 중단했다. 단식을 오래 하려면 무작정 굶으면 안 되고 우선 관장을 해 몸을 비우고 단식에 들어가야 하고 물과 소금은 반드시 먹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시절 쇠망치, 절단기 등으로 문을 부수는 일까지 했다.

그러나 진짜 야당 연습은 투쟁 체질에 앞서 질의 능력과 정책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장관에게 촌철살인과 같은 질문으로 이슈를 만들고 대안 제시를 한다면 빨리 야당을 벗어날 수 있겠지만, 장외투쟁에 ‘재미’를 들이면 자칫 평생 야당 신세를 면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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