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수사 원세훈 다시 겨눈다

檢, 외곽팀 활동비 영수증 확보
민병주 前 단장 조만간 재소환

검찰의 ‘국가정보원 정치 댓글’ 수사가 다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향하고 있다. 국정원과 사이버외곽운영팀의 ‘고리’ 역할을 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진술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받은 영수증을 중심축으로 원 전 원장에 대한 횡령, 배임 혐의를 정조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11일 국정원 TF로부터 받은 영수증을 통해 각 댓글 활동당 지급된 국정원 활동비를 특정함으로써 민간 댓글부대에 쓰인 국정원 예산 전용 규모를 확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아울러 조만간 민 전 단장을 다시 소환해 ‘원 전 원장 지시로 국정원 활동비를 댓글부대에 지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모두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민 전 단장 등 재상고심을 앞둔 ‘국정원 3인방’을 횡령·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 위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의 자금 지원 규모가 확정되면 원 전 원장에 대한 추가 기소를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원의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며 다시 검찰·법원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 1996년 구속영장심사 제도 도입의 산파 역할을 했던 황정근 변호사는 “수사 편의를 위해서 구속하는 것은 더 이상 안 되고 피의자의 방어권과 자유권적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는 대신 혐의가 인정되면 법정구속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황 변호사는 법무부 등이 요구해 온 영장항고제 도입에 대해서는 국민이나 수사 기관이 납득할 수 있는 구속영장 발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법원이 양보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우·민병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