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性폭행 동영상 유포 20代 집유 5년

서울서부지법, 보호관찰 3년

SNS에 올려놓은 음란물에 호기심으로 접근한 여고생을 지속해서 성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찍은 영상까지 유포한 2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 이성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폭행) 및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박모(29)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박씨에게 보호관찰 3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박 씨는 지난해 7월 SNS 블로그 사이트에 음란물 영상을 게재해 오던 중, 호기심에 연락해 온 A(16) 양을 만나 성관계를 맺은 뒤 이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씨가 사용한 SNS 블로그는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을 유포하는 이른바 ‘복수 포르노’ 등 직접 촬영된 음란물이 유출되는 통로로 지적받아 온 곳이다.

박 씨는 또 A 양이 만남을 거부하자 거칠게 욕설을 하며 수개월 동안 “영상과 대화 내용을 부모나 학교에 보내겠다”고 협박했고, 이에 겁을 먹은 A 양을 지속해서 성폭행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 씨의 행위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박 씨가 잘못을 인정해 반성해 왔고,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주고 합의해 박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또 “(박 씨가) 성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어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고, 보호관찰과 성폭력 치료강의 수상명령을 통해 재범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상정보 공개도 면제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