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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1일(月)
낙제점 對美 외교와 신임 大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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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워싱턴 특파원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외교에 성적을 매긴다면 낙제점 수준이다. 이전 박근혜 정부에서도, 현재의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국 외교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맥에 끈을 대는 데 실패했다. 특히 외교 전선의 첨병인 주미 대사관에는 더 박한 점수를 주고 싶다. 주미 대사관이 ‘뚫은’ 트럼프 행정부 인맥은 공식 라인이거나, 아니면 워싱턴 싱크탱크의 방계 인사에 불과하다. 주미 대사관이 이례적으로 한국 인사와는 4번이나 만나줬다고 자랑했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러시아 게이트’에 엮이면서 낙마했다.

한국 외교가 공들였던 백악관 인사는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다. 플린 측근 인사로 알려진 포틴저가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문 대통령이 격에 맞지 않는데도 직접 면담했던 것도 절박감의 발로였다. 하지만 중국통인 포틴저 보좌관은 올 초 일본 사사카와재단 행사에는 참석했지만, 한국 행사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다. 사실 포틴저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대한반도 전략을 수립하는지에 대해서도 워싱턴에서는 말이 많다. 최근 만난 소식통은 “포틴저가 성실한 인사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정말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에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미 대사관의 초라한 성적은 미국 정치사에서 ‘이단아’로 기록될 트럼프 행정부의 특수성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웃 국가 중국·일본의 활약상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변명은 무색해진다. 중국은 지난 2월 워싱턴 대사관에서 열린 춘제(春節) 행사에 ‘최고 실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초대에 성공했다. 일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는데,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딕 체니 부통령의 정책 보좌관 출신인 일본계 아도 마시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를 잡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당선자 신분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첫 해외 정상이었다.

중국·일본의 대미 외교 총괄자는 주미 대사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대사는 유엔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에 외교부 부부장·주일 대사를 역임했고,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대사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외무사무차관까지 지냈다. 둘은 중·일의 대표적 전략통 외교관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7월 2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급기야 지난 3일 6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이후 중·일의 워싱턴 외교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주미 대사에 조윤제 카이스트 초빙교수를 내정했다. 조 내정자는 안보가 경제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추이·사사에 대사와 경쟁할 수 있을까. 주영 대사를 지냈다지만, 영국은 외교 각축전이 벌어지는 미·중·일·러 무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학자 출신으로 주미 대사관의 군기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까. 중요한 인맥을 형성하는 데 혼신을 다할 수는 있을까. 조 대사 내정자의 성공 여부는 안보에 대한 이해와 주미 대사관 재정비, 인맥 확보 등 3가지에 달렸고, 여기에 문 정부의 외교 운명도 달렸다.

boyoung22@
e-mail 신보영 기자 / 국제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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