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어 북핵 ‘불똥’… 한국 찾는 관광객 급감

中 69%↓… 다른 국가로 확산
中공장들도 가동 못하고 ‘울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여파까지 겹치면서 산업계의 ‘악전고투’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관광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방한 관광객 감소 추세가 중국뿐만 아니라 제반 국가로 옮아가기 시작한 데다 외국인 단체관광객 예약 취소 사례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3일 직후 외국인 단체 관광객 40여 명이 서울 중구 소공동지점의 예약을 급하게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예약자 측에서 북핵 문제 등의 이유로 인해 한국 여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달해 왔다”면서 “긴장이 고조될 경우 이 같은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를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의 매출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제로 롯데호텔의 지난 2분기 객실 사업 매출은 8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나 떨어졌다.

게다가 한반도 긴장 상태 고조까지 겹치면서 방한 관광객 감소 추세는 중국에서 제반 국가로 확산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시기인 7월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중 유럽인은 전년 동월 대비 4.1%, 일본인은 8.4%, 중동·동남아인은 19.1%, 호주인은 19.1%, 아프리카인은 25.0% 각각 줄었다. 중국인은 69.3%나 감소해 방문객 감소세가 사드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중국 투자기업들도 울상이다. ‘생산기지’ 건설을 위해 의욕적으로 중국 사업을 벌인 2차 전지 업계는 사드 사태 장기화로 공장 가동을 언제 할지 기약할 수 없어 막막해하고 있다.

2차 전지 업계는 사드에 북핵 여파까지 겹치면서 중국발 대외악재가 전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공장 가동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 시안(西安) 공장 정상화 시기가 2018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