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부결로 확인된 ‘新 야권연대’ 파괴력

‘野 책임론’ 제기 與 일제 성토
향후 3野 공조 더 견고해질 듯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통해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신 야권연대’의 파괴력을 확인하면서 향후 공조 전선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정부 예산안 등 국회 통과가 필요한 안건은 물론 탈원전 같은 현 정부의 핵심 정책 등에 반대 의사를 피력해 온 이들 야 3당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후 야당 책임론을 제기한 여권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발맞추기에 나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보면서 문재인 정권의 독선, 독주, 협치 실종에 대해 야 3당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제가 만들어졌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제의 발단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애초부터 ‘묻지마’ 당론을 정한 더불어민주당이나 보수 야당과 달리 국민의당은 세 차례 의총을 열어 충분히 토론했다”며 “협치는 실종되고 얄팍한 표 계산만 나온 상황에서 여권이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비난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회의에서 “김 후보자 인준 표결 결과를 받아들이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국회가 정당하게 결정한 사안”이라고 각을 세웠다.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은 “청와대의 야당 비판은 오만함의 극치”라며 “이 정권이 결국 제왕적 대통령의 길을 가는 게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권 비판에 그치지 않고 야당은 서로를 향해 격려를 주고 받거나 향후 정책 공조를 시사하는 등 한 걸음 더 나아간 공조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도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 당론으로 정해 우리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야 3당의 국익을 위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호남에) 지역 연고가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른바 ‘민주당 공영방송 장악 문건’과 관련해 전날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