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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태균의 푸드 X파일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2일(火)
톳·다시마환 중금속검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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톳(톨)은 제주 사람에게 미역·김보다 친숙한 바다 먹거리다. 갈조류에 속하는 톳은 칼슘·철분·요오드 등 미네랄의 보고(寶庫). 마른 톳 100g당 칼슘 함량은 ‘칼슘의 왕’으로 통하는 우유의 7배 이상인 768㎎이다.

암 예방 성분으로 기대를 모으는 알긴산·푸코스테롤도 함유하고 있는 ‘귀여운’ 톳이다. 일본인도 제주 사람만큼이나 톳을 좋아한다. 일본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 급식에서 주 1회 이상 톳을 올리도록 의무화했다. 다시마도 갈조류이고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는 것이 톳과 닮았다. 특히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방사선이 누출되면서 인기가 치솟았는데 요오드가 방사능을 해독해 준다고 여겨서다. 톳처럼 칼슘·요오드가 풍부하다.

웰빙 식품으로 통하는 톳·다시마가 최근 뜬금없이 ‘구설’에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 유통·판매 중인 톳환 15개·다시마환 15개 등 환(丸)제품에 대한 중금속 검사를 실시했는데 모든 제품에서 비소가 기준치의 2.4∼39배나 검출됐다.

톳·다시마 등 해조류 자체가 중금속 ‘레드 라인’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 톳·다시마 등 천연원료를 햇볕에 말린 뒤 가루를 내고, 여기에 꿀·찹쌀풀 등을 넣어 둥근 환 모양으로 빚어 만든, 이른바 환제품에서 중금속 오염이 확인됐다.

톳환·다시마환 등 환제품이라고 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능성(효과)·안전성을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환제품은 효능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납·카드뮴·수은 등 유해 중금속 검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원재료인 톳·다시마 등 해조류를 말려 농축하면 중금속 함량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환제품의 아킬레스건이다. 여기엔 무심코 바다에 엄청난 양의 중금속을 내다 버린 우리의 ‘원죄(原罪)’도 담겨 있다. 자사 환제품이 중금속 등 유해물질 허용 기준을 맞추기 힘들다고 여긴 일부 제조업체는 환제품을 ‘기타 가공품’으로 등록해 중금속 검사를 면제받는 ‘꼼수’를 쓴다. 현재 기타 가공품에 대해선 이물(異物)·성상 정도만을 검사하게 돼 있다. 중금속 검사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소비자원이 기타 가공품의 중금속 관리기준 신설을 식약처에 요청하기로 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식품공전(食品公典)에 기타 가공품으로 분류된 식품은 톳환·다시마환 외에도 많다. 홍화씨·도라지·인진쑥·뽕잎·헛개 등 농산물을 환으로 바꾼 제품도 있다. 인삼분말·누에가루·부침가루 등 분말 제품 상당수가 기타 가공품이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거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대 광고하는 제품이 기타 가공품으로 분류된 경우도 허다하다.

환제품의 중금속 오염 우려는 이번에 소비자원이 처음 제기한 사안이 아니다. 인천 보건환경연구원은 2013년 전통시장·약국·건강식품 판매업소 등에서 수거한 기타 가공품 100건을 검사한 뒤 이 중 83건에서 유해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2015년 30권에 발표했다.

이미 2년 전에 일부 환·분말제품이 ‘기타 가공품’으로 ‘도피’하고, 중금속 과다 검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식품안전 당국은 이런 지적에 사실상 눈을 감았다. 국내에서 ‘살충제 계란’ 사태에 1년 먼저 대처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이를 외면해 대란(大亂)을 자초했던 전례가 이번엔 재연되지 않길 기대한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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