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독재자’들이 사랑한 축구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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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가베 “첼시” 카다피 “리버풀”

빈 라덴, 아스널에 무한 애정
히틀러, 샬케04 전폭적 지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명 높은 전 세계 독재자들이 애정을 쏟았던 축구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최악의 독재자 9인이 사랑했던 축구단’을 선정, 보도했다. 1980년부터 37년째 아프리카 짐바브웨를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첼시의 열렬한 팬이다. 1924년생으로 올해 93세인 무가베는 여전히 첼시의 모든 경기를 챙겨보고 있으며, 경기 시청 중엔 누구도 그를 방해해선 안 된다. 무가베 대통령은 “정치는 축구와 같아 나는 내 앞에 놓인 모든 일을 축구공 차듯이 힘차게 몰고 나간다”고 말했다.

9·11 테러를 주도했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아스널의 팬. 빈 라덴은 아스널의 연고지인 영국 런던에 잠시 거주한 인연이 있다. 아스널 팬들은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에 숨어있다. 그는 아스널을 매우 사랑한다”라는 가사를 붙인 응원가를 즐겨 불렀지만, 최근엔 자제하고 있다.

42년간 리비아를 지배하다 2011년 사살된 무아마르 카다피는 리버풀에 무한한 애정을 보냈다. 카다피는 리버풀 지분 인수에 뛰어들 계획까지 세웠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의 축구 사랑은 자식에게까지 전해져 셋째 아들 알 사디 카다피는 이탈리아 세리에A 삼프도리아 등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리비아축구협회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꼽히는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를 응원했다. 히틀러는 독일 국민의 단합을 꾀하고 체제 안정을 위해 샬케04에 막대한 지원을 퍼부었고 주변 국가 구단들과 경기를 치르게 하는 등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했다.

구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디나모 모스크바, ‘발칸의 학살자’로 불리는 라도반 카라지치는 인터 밀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루마니아 전 대통령은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 1930년대 스페인 군사정권을 이끌었던 프란시스코 프랑코는 레알 마드리드, 이디 아민 우간다 대통령은 헤이예스 FC의 열렬한 팬이라고 더선은 소개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