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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4일(木)
‘북극곰 눈물’로 물장사? 14만원짜리 ‘빙하생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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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의 빙산을 녹인 생수 ‘스발바르디’를 만들기 위해 생산업체의 선박이 북극해 스발바르 제도에서 빙산 조각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스발바르디 트위터 캡처

북극해 빙하 ‘스발바르디’
美·英·홍콩 등서 출시돼
1년에 2만6000병만 생산

“지구온난화 문제 심각한데
빙하 녹여 만든 물 팔다니…”
환경파괴 상품 비판 확산


‘순수결정체의 생수인가, 북극곰의 눈물인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이라는 스발바르디(Svalbardi)를 놓고 지구촌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스발바르디는 ‘아이스버그 워터’로, 빙산을 이용해 만들었다. 스발바르디 생산 업체에 따르면, 1년에 단 두 번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제도인 스발바르 제도에서 수확하며, 한 번에 1만3000병만 만든다. 미국·영국·홍콩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1년에 3만 병도 나오지 않는 희소성에, 지구 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에 있는 빙산을 녹여 만든 물이라는 게 ‘고급’ ‘희소’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빙하를 녹여 만드는 생산 방식이 북극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논란은 홍콩에서부터 시작됐다. 비싼 물가를 자랑하는 홍콩에서도 스발바르디는 750㎖에 무려 950홍콩달러(약 13만7000원)에 팔린다. 비슷한 용량의 이탈리아 탄산수 ‘산 펠레그리노’보다 무려 19배나 비싼 가격이다. 14일 관련 외신들을 종합하면 홍콩 부유층 사이에서 이른바 ‘프리미엄’ 식료품에 대한 인기는 대단하다. 고급 슈퍼마켓에서는 개별 포장한 일본산 딸기를 개당 168홍콩달러(약 2만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딸기 생산지의 ‘맑은 공기’까지 박스 안에 담았다는 이유로 일반 딸기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 홍콩 최대 과일 시장인 야우마떼이 과일 도매시장에서 판매하는 말레이시아산 두리안 하나는 600홍콩달러(약 8만6000원)며, 호주산 체리 가격은 550홍콩달러(약 8만 원)다. 홍콩은 식료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산 식료품에 대한 불신으로 부유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식료품 바람이 불고 있다. 스발바르디도 이 같은 홍콩의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겨냥해 출시됐다.

최근 홍콩의 개념 있는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지구 온난화로 연일 빙하가 녹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스발바르디는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빙산은 북극곰들이 사냥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인데 스발바르디 생산업체가 취수를 위해 빙산을 파괴해 북극곰의 멸종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정말 환경친화적이지 않고 멍청하다”고 언급했고, 다른 네티즌은 “슬픈 현실은, 식탁에 이 제품을 올려놓았을 때 멋져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누군가는 이를 사게 될 거라는 점”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구 상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황무지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순진한 둔감함”이라고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온라인에서의 차가운 반응 이후로 홍콩 슈퍼마켓에서 스발바르디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의 공격에 스발바르디 생산업체 측은 “우리는 북극곰이 더 이상 사냥에 쓸 수 없을 만큼 많이 녹아버린 빙산에서만 취수한다”며 “우리가 취수하는 방식은 환경친화적”이라고 항변한다. 국내에서는 스발바르디가 아직 공식 판매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슈퍼 리치들은 전화 등으로 직접 주문해 2주 정도의 운송시간을 거쳐 구입한다. 하지만 당장 목을 적실 물 한 방울도 소중한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를 어떻게 볼까. 현재 아프리카의 17개국은 2년 이상 계속되는 가뭄으로 물 한 통을 구하기 위해 반나절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 심각한 물 부족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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