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학생·학부모와 6년째 생태체험… ‘열린 마음으로 열린 교육’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찬우 흥덕초 교장이 지난 4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인근 탄천에서 진행된 ‘용인 한빛 가족사랑 탄천 생태체험’에 참여한 학생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찬우 교장 제공

박찬우 용인 흥덕初 교장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열린 마음으로 학교생활에 참여해야 온전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어요.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서로가 자주 만나서 의견을 나누는 게 중요해요.”

박찬우(59) 용인 흥덕초등학교 교장은 왕따, 학교 폭력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해마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78년 교직에 입문한 박 교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0년 가까이 교사 생활을 하면서 교사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아이의 자발적인 마음과 부모님의 관심 없이는 한 아이를 온전히 키워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경북 예천군·봉화군 등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에는 마을 안의 작은 학교에서 부모가 학생이 공부하는 모습을 훤히 보고 생활했다”며 “교사가 학생의 집에서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경우도 많아 따로 만남의 자리를 가질 필요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박 교장은 “그때는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종일 교사들과 공놀이 등을 하며 허물없이 지냈다”고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교육 현실이 많이 변했다는 것이 박 교장의 생각이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교류가 없어진 것은 물론 학부모와 학부모, 학생과 학생 간의 교류도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다. 박 교장은 “서로 간의 교류가 적기 때문에 오해가 쌓이고 이로 인해 왕따나 학교폭력 등의 문제도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사의 지도방식을 오해한 학부모들이 학교에 민원을 넣고, 교사는 이로 인해 좌절하고 교직을 그만두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교장으로 부임한 2011년부터 다양한 학교 행사를 기획해 실천해 오고 있다. 그는 이달 흥덕초로 전근 오기 전 2011년부터 근무했던 용인 한빛초에서 매년 봄 학부모들과 교직원, 학생들을 모아 학교 옆 천변을 걷는 ‘탄천 생태체험’을 하고 온 가족이 함께하는 ‘가을산행’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박 교장은 “바쁜 회사 일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는 아버지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며 “행사 기획 단계부터 잡무가 많아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보면 한순간에 피로가 풀린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아이와 부모들이 어울리면서 각자의 가정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식하는 장점이 있다”며 “행사를 하고 나면 확실히 아이들 사이도 좋아지고 왕따나 학교폭력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탄천 생태체험을 하면서 탄천에 사는 생물의 이름을 외워서 맞히는 퀴즈 놀이도 한다. 그는 “학부모와 학생 모두 우리 마을의 자연부터 보호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매년 가을에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별빛 독서축제’, 겨울에는 ‘송년 가족음악회’도 진행한다. 박 교장은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이 많아 아버지와 자녀 간의 대화가 거의 없는 가정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 열게 된 행사”라며 “아이들이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생각을 나누면서 많이 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년 가족음악회는 단체 행사를 하면서 학생들의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 시작했다.

박 교장은 “홀로 자란 아이들이 예전 아이들보다 이기적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단체 활동 속에서 타인을 배려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많은 후배 교사들에게 “아이들은 어른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학부모들과 잘 협력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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