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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4일(木)
‘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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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김은 고려인삼과 함께 예나 지금이나 한국 최고의 특산품이다. 삼국시대부터 해의(海衣) 자채(紫菜) 등으로 불리며 식품으로 자리 잡았으나, 1640년 전남 광양에서 김여익이 양식에 성공하면서 그의 성(姓)을 따서 김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일본에서는 해태(海苔)로 쓰고 노리(のり)로 읽는다. 역사는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는 한국 김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김 수출은 2007년 60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매년 급성장해 올해는 5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김 수출 역사 100년 만에 수산물 수출 1위에 등극하게 된다.

김 수출은 1917년부터 시작됐다. 말이 수출이지 일본이 사실상 수탈해 갔다. 해방과 6·25전쟁 뒤 수출 상품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1953년부터 중요한 전략수출 품목이었고, 현재 일본, 미국 등 세계 90여 개국에 팔리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수출이 급성장한 배경은 참기름과 소금을 가미한 조미 김과 김을 가공한 스낵 개발에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에선 블랙 페이퍼(Black Paper)라며 비아냥댔지만, 요즘은 비타민A와 단백질, 칼슘이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바뀌었다.

김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뿐이다. 하지만 일본은 대부분 내수용이고, 수출시장에선 한국이 1위인 가운데 후발주자인 중국과 태국이 맹추격하며 3국이 ‘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 한 장 나지 않는 태국은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한 후, 과자로 만들어 세계 3위 수출국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성장세도 폭발적이다. 김 생산 1위인 중국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일본에서 양식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는 등 김 양식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일본처럼 대부분 내수용이었으나 수년 전부터 수출시장에 뛰어들어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

정부가 12일 국무회의에서 ‘김 산업 발전 방안’을 내놨다. ‘2024년 1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김을 식품의 반도체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햇김이 나오는 11월엔 다양한 해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치맥(치킨+맥주) 대신 김맥(김+맥주) 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맥주 축제에서 김맥을 선보였다. 치킨보다 김 스낵이 살이 덜 찌는 건강 안주로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김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태국 3국의 수출 전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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