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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5일(金)
잊어진 태안 기름事故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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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전국부 부장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연안에서 발생했던 기름 유출 사고는 역대 최악의 해양 오염사고였다. 기름 유출로 인한 피해 규모나 보상액 등 여러 기준으로 볼 때도 이전의 사고 기록을 압도한다. 당시 사고로 1만2500여㎘(1만900t)의 원유가 누출됐는데, 이는 1995년 7월 23일 여수 앞바다에서 좌초한 씨프린스호의 기름 유출량 5035t의 2배나 됐다. 기름 범벅이 된 바다를 되살리려고 전국에서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구름처럼 몰려든 것도 역대 해양 오염사고에서 볼 수 없었던 감동적인 기록이었다. 사고 명칭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할지, 아니면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로 불러야 할지가 시빗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결국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人災)였다는 점에선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올해는 기름 유출 사고 10주년이 되는 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고가 남긴 상처의 흔적은 아물어 가지만 그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피해민 배·보상과 정부 대부금 상환,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배분, ‘보상받지 못한 자 지원’ 등이 마무리 단계에 있긴 하지만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몇몇 의문점이 풀리지 않은 채 미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기록을 살펴보면 사고 당사자들의 몇 가지 위험 행위가 첩첩이 쌓여 대형 사고로 발전했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풍랑주의보가 발령될 만큼 악화한 기상 상황을 무시한 행위는 물론이고 유조선 쪽으로 접근하는 예인선에 항만 당국이 보낸 수차례의 충돌 위험 무선 경고를 무시한 행위도 인재를 키운 요소였다. 미국 예일대의 사회학자 찰스 페로 교수가 명저 ‘정상사고(Normal Accidents)’에서 지적한 것처럼 그 어떤 사고라도 원인은 늘 매우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페로 교수는 원자력발전소, 화학공장, 항공기, 선박 등 인간이 만든 복잡한 시스템은 늘 참사의 위험을 안고 있으며, 아무리 안전장치를 강화한다 해도 피할 수 없는 사고, 즉 ‘정상사고’가 있다고 했다. 또 실수는 기술보다는 기술을 다루는 인간 조직에서 나타나며, 오류와 실수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고는 늘 터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실수와 오류 가능성을 없애지 못하는 한 사고 자체를 막을 순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 해도 사고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이유는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는 걸 막기 위함이다. 지난 13일 경기 양평군 경의중앙선 선로에서 시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낸 기관차만 해도 그렇다. 추돌한 기관차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수송 지원을 위해 시운전 중이었다고 하는데, 만약 승객을 가득 태운 채 운행 중인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찌 됐을까. 자칫 끔찍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겠다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당국이 작동 미숙, 신호 오류, 장치 이상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하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10년이라는 시간 간격을 둔 해양 오염사고와 열차 추돌사고. 두 사건의 성격은 전혀 다르긴 하지만 사전에 조금만 다르게 조치했다면 비극적인 결말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름 유출 사고의 교훈을 배우기에는 10년이라는 시간도 부족했을까.

yspark@
e-mail 박양수 기자 / 전국부 / 부장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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