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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도운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5일(金)
北核, 더 강하게 맞서는 쪽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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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15일 장거리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또 한차례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국민에게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우왕좌왕하는 양상이다. 말로는 비판하면서도, 행동은 그렇지 않다. 대북 지원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 이제라도 문제의 본질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

먼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하자는 말이 아니다. 북한이 한국을 파괴할 수 있는 대량파괴무기(WMD)를 보유했고, 그걸로 우리를 협박하고 있으며, 실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현실을 똑바로 보자는 것이다. 올바른 진단에서 올바른 해법이 나온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에는 북의 핵·미사일 개발 의도와 능력을 축소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자꾸 문제를 꼬이게 만든다.

둘째, 핵 무장을 해야 한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마침 기회가 왔다. 미국은 2000년대 초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소량의 우라늄 농축 실험을 하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이 잡듯 사찰을 벌였다. 그랬던 미국의 지도자들이 전술핵 재배치는 물론 독자 핵 개발까지 용인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불감청(不敢請)이지만, 고소원(固所願) 아닌가. 한반도비핵화선언이 북한에 의해 폐기됐음을 선언하고, 미국과 적극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국의 전략핵 우산이 있기 때문에, 자체 핵 보유는 실효성이 없고 심리적 효과뿐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경제가 심리인 것처럼, 안보도 국민의 심리가 크게 좌우한다. 머지않아,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핵 무장을 주장하며 국민의 뜻을 모아가려는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그런 사람이 보수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셋째, ‘중국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원래 생각이 다른 나라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는 공유하지 않고, 시장경제를 통해 서로의 이익을 도모해왔을 뿐이다. 사드 배치를 계기로 그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동안 중국 경제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다만, 최근 10년 사이에 중국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의 수출과 투자가 한꺼번에 몰려버렸다. 앞뒤 안 보고 너무 깊이 들어간 측면이 있다. 중국이 우리 경제의 목줄을 쥐도록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동안 중국 입장을 배려해 미뤄놓은 일들이 있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일본·호주·인도 등과의 공동 군사훈련, 수도권 방어를 위한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하자. 핵 무장을 하는 것도, 중국의 영향력을 줄여가는 것도 미국 도움 없이는 어렵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도 안미경중(安美經中) 아닌 안미경미(安美經美)로 가자고 했다. 문재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는 신뢰가 부족한 것 같다. 두 나라 의회와 정부, 싱크탱크, 학계, 언론계 간의 소통을 늘려나가야 한다. 한미연합사는 세계 군사(軍史)에 기록될 최고의 동맹 시스템이라고 양국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제는 군사동맹(상호방위조약)에서 경제동맹(FTA)을 거쳐 가치동맹(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확산)으로 발전시켜가야 한다.

다섯째, 일본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 북한, 그리고 그 뒤를 받치는 중국, 러시아를 억지하려면 일본과의 협력을 피할 수 없다. 한·일 간의 직접적인 안보 협력은 우리 국민이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한·미·일 3각 동맹을 통해 협력을 늘려나가야 한다. 양국 간 경제 협력도 더 활성화할 수 있다. 한·일 해저터널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도 하나의 아이디어다.

북한이 불을 지핀 ‘핵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까. 김정은은 판돈만 키우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가장 큰 이익을 챙긴 나라는 미국이다. 한·일 두 나라가 중국과 멀어지고 미국에 더 의존하게 됐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주도권이 커진 셈이다. 북한 체제는 핵과 미사일 외엔 가진 것이 없고, 정권 기반도 취약하다. 젊은 김정은도 죽는 게 아니라 절대권력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게 최종 목표일 것이다. 더 강력하게 맞서면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현재의 위기를 북한 문제 해결과 대한민국 도약 기회로 만들 길은 얼마든지 있다. 문 대통령이 그런 인식을 공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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